배민이 만든 배달 로봇 '딜리', 테헤란로 달린다

배달의민족이 자체 개발한 배달 로봇 '딜리(Dilly)'가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에서 배달을 시작했다.

테헤란로에서 자율주행 중인 우아한형제들의 자체 개발 배달 로봇 딜리. [자료:우아한형제들]
테헤란로에서 자율주행 중인 우아한형제들의 자체 개발 배달 로봇 딜리. [자료: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 딜리를 서울시와 LG전자 등 6개 기관이 참여해 진행 중인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에 투입해 실외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실외 로봇 배달 서비스는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 1단계 사업 후속으로 코엑스몰에서 인근 건물까지 로봇 배달 서비스를 구현한다. 코엑스몰 인근 건물에 있는 고객이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로봇 배달이 가능한 매장에서 식음료를 주문하면, 딜리가 실외에서 식음료를 싣고 건물위치를 파악해 지정된 장소까지 배달한다. 배달 가능한 건물은 코엑스몰 인근 테헤란로87길 내 6곳이다.

고객은 모바일앱에서 배달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문접수, 출발, 도착 예정, 도착 등 일련의 과정이 고객에게 알림톡 형태로 안내된다. 딜리는 예비 2대를 포함해 총 5대가 투입된다.

우아한형제들은 로봇사업에 뛰어든지 7년만에 자체 개발 로봇을 선보인다. 그동안 배민 로봇은 국내외 업체에서 개발한 로봇을 커스터마이징해 실증 사업을 진행했지만, 이번 딜리는 순수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모델이다.

딜리는 카메라와 라이다 등 센서를 활용해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 주변 사물과 장애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보행로에서 행인을 피하고 돌발상황에서도 빠르게 새로운 경로를 생성하는 고성능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딜리의 6개 바퀴에는 독립 서스펜션을 장착해 비포장도로나 연석 같은 울퉁불퉁한 표면을 지날 때도 속도는 유지하면서 음식이 쏟아지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했다. 또 앞뒤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설계해 고속 주행 시 안정적으로 이동한다. 엘리베이터나 아파트 복도 등 좁은 공간에서도 방향 전환이 쉽도록 했다. 먼지나 비도 견딜 수 있는 IP54 방수·방진 등급을 획득해, 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한국의 기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딜리는 최대 30㎏ 무게의 물건들을 적재할 수 있으며, 적재함 부피는 25.6ℓ로 2ℓ 생수병 6개를 한 번에 담을 수 있다. 또 기존 충전 방식과 달리 배터리 교체 방식을 채택해 운영 시간 중 방전될 경우에도 빠르게 서비스에 재투입할 수 있다.

배민은 딜리를 실외 로봇 배달뿐 아니라 실내외를 아우르는 로봇 배달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된 딜리를 앞세워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구현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서울 내 아파트 단지에서도 실증한다는 목표다.

배달로봇 딜리에서 주문한 음식을 꺼내는 한 직장인. [자료:우아한형제들]
배달로봇 딜리에서 주문한 음식을 꺼내는 한 직장인. [자료:우아한형제들]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복잡한 도심에서 자율주행 로봇 배달 서비스를 자체 기술로 구축했다”며 “이번 실증이 배달 로봇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