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김용태 신소재공학과·친환경소재대학원 교수,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유상훈 씨 연구팀이 수소 연료전지 핵심 부품인 막·전극 접합체(MEA)를 텅스텐 산화물로 코팅해 전극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수소차의 시동을 걸거나 차가 갑자기 정지하는 경우(SU/SD) 차 내부로 외부 공기가 유입된다. 이 공기에 포함된 산소로 인해 전지 내부에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 촉매의 부식이 촉진된다. 도로 위를 달리고 멈추는 자동차의 특성상 SU/SD 상황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속-절연체 전이(MIT)를 이용했다. MIT는 주변 기체의 농도나 온도 등 외부 자극으로 전기가 흐르지 않던 절연체에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되는 현상이다. 텅스텐 산화물은 양성자의 삽입과 분리에 따라 MIT 현상을 구현, 선택적으로 전도도를 가지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텅스텐 산화물을 MEA 양극에 있는 촉매 층 위에 코팅해 일반적인 작동 조건에서는 전기 전도성을 가지다가 SU/SD 조건에서만 선택적으로 전류 흐름을 차단해 촉매 부식을 유발하던 전기화학적 반응을 억제했다.
텅스텐 산화물이 코팅된 MEA를 실제 셀에 적용한 결과 SU/SD 조건에서 촉매가 부식되지 않았고, 94%의 높은 성능 유지율을 보였다. 텅스텐 산화물을 MEA에 코팅하는 연구팀의 기술은 전지 내구성 향상에 효과적이면서 동시에 이미 어느 정도 양산화 조건이 잡혀있는 MEA 공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효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김용태 교수는 “상용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내구성을 높이는 데 직접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MEA 양산 공정에 즉시 적용할 수 있어 실용화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과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