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대한민국 10대의 생각을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지난 7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성지순례’에서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성직자가 모여 대한민국 ‘10대의 성지’를 탐방했다. 속세의 성지로 야심 차게 빠져든 성직자들의 하루가 신선한 재미를 안기며 모두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날 이예준 목사, 자운 스님, 정재규 신부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댄스 스튜디오’였다. SNS 숏폼 챌린지가 유행함에 따라 춤을 배우고 영상 촬영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댄스 스튜디오가 10대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고. 그곳에서 10대 학생들과 함께 댄스 수업을 듣게 된 성직자들은 NCT U의 ‘Baggy Jeans’에 맞춰 혼신의 무대를 펼쳐 웃음을 안겼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성직자가 모여 SNS 숏폼을 촬영하는 신선한 모습에 안방극장 시청자들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성직자들의 다음 목적지는 10대의 외식 음식 1위라는 ‘마라탕’ 가게였다. 10대들에 따르면 마라탕의 맵고 알싸한 맛은 학업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고, 또 주머니 사정에 따라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학생들의 추천 재료로 마라탕을 주문한 성직자 3인방은 속세의 맛을 성실히 맛보며 10대의 생활에 한 발짝 다가섰다.
마라탕으로 든든한 식사를 마친 성직자들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2023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길거리 음식 ‘탕후루’ 가게였다. 극강의 달콤함을 지닌 탕후루는 10대들의 ‘인생 음식’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고. 3인의 성직자는 일명 ‘마라탕후루’ 코스를 섭렵하며 ‘10대의 성지’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날의 마지막 체험지는 ‘코인 노래방’이었다. 이예준 목사와 정재규 신부는 각자의 애창곡을 선곡해 열창하며 성직자다운 성스러운 보이스를 뽐내 이목을 사로잡았다. 록 발라드도 은혜롭게 만드는 이들의 무대에 MC 김이나와 풍자는 “거룩하다”, “크리스마스 같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날 ‘10대의 성지’ 체험을 마친 정재규 신부는 “치열한 일정 가운데에서도 작은 행복을 느끼려고 5분, 10분을 쓰는 것 같았다”라며 10대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예준 목사 역시 “오늘 만난 아이들이 귀엽고 잘 웃는 학생들인데 마냥 학업에 치우쳐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MC 김이나도 “오늘은 여러 가지 재미만 있는 것보단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든 것 같다”며 “10대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자극을 추구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상을 전했다.
단순한 성지 탐방을 넘어서 10대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재미는 물론 깨달음과 위로까지 얻어가는 ‘성지순례’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다려진다.
‘성지순례’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