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밸브 전문 업체 비티엑스는 최근 발전용 컨트롤 밸브, 고온고압밸브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자금 사정이 최근 정상화된 덕분이다. 선제적 자율구조개선을 통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빠르게 경영정상화에 들어간 결과다.
비티엑스가 생산하는 밸브는 전력발전, 냉난방, 항공, 조선 등 전방사업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송배전(T&D) 제품의 차단기용 E/DS 조작기, 차단기용 가스밸브, 변압기용 나비밸브, 발전소용 고온 고압밸브 등 160여종에 이르는 제품을 생산한다.
1987년 삼보특수밸브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비티엑스는 특수밸브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2005년 수출유망 중소기업 지정, 2011년 백만불 수출탑을 달성한데 이어 2018년 배종갑 대표가 은탑 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런 강소기업에게도 코로나19는 피해갈 수 없는 위기였다. 원전정책 및 전력산업 성장 제약으로 2019년 이후 매출이 크게 줄었다. 2020년 들어서는 거래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미회수 채권이 늘어 일시적인 자금운용 애로도 겪었다. 경영진 급여감축, 창원공장 매각 등 자구계획을 수립해 버텼지만 매출은 쉽게 늘지 않았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원재료는 물론 신용도 문제 등으로 운전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탓이었다.
쉽사리 출구를 찾지 못했던 비티엑스에게 동앗줄이 된 건 바로 정책자금이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위기 중소기업의 부실방지를 위해 지원하는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이 큰 힘이 됐다.
비티엑스는 2.5% 고정금리로 제공되는 신규 정책자금 융자를 받는 동시에 중진공으로부터 구조개선진단을 받아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했다. 중진공 협력은행으로부터 추가 신규 대출을 받고, 기존 대출 만기 연장도 병행해 이뤄졌다. 회사의 고민이던 유동성 문제가 자연스레 해소됐다.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 도움을 받아 코로나19 위기를 지나온 비티엑스 매출도 자연스레 정상화됐다. 코로나 이후 매출액은 15.5% 증가, 전년 상반기 대비 매출액은 35.8% 증가했다. 비티엑스는 우수한 위기 극복 사례는 물론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 이행 우수 업체로도 선정됐다.
배종갑 대표는 “금리인상 등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중진공의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 지원이 '가뭄의 단비'와 같이 큰 역할을 하면서 경영이 안정됐다”면서 “국내외 산업용 밸브산업 확장세에 맞춰,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진공을 비롯한 많은 정부기관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