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보쉬·인피니언·NXP와 獨 합작공장 탄력…삼성은?

TSMC, 보쉬·인피니언·NXP와 獨 합작공장 탄력…삼성은?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이 유럽 거점 독일 공장(팹) 설립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지난달 대만 정부의 TSMC 독일 팹 설립 승인에 이어 독일 규제당국이 보쉬, 인피니언, NXP 등 전력반도체·차량용 반도체 기업과 합작 설립을 승인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독일 연방 카르텔청은 독일 드레스덴에 설립될 TSMC의 새 반도체 공장에 대한 보쉬, 인피니언, NXP의 지분투자 참여 안건을 통과시켰다. 3개 회사는 각각 TSMC가 드레스덴 공장을 위해 설립한 유럽반도체제조회사(ESMC)에 지분투자를 통해 지분 10%씩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안드레아스 문트 독일 카르텔청장은 “최근 지정학적 격변은 독일 산업에 반도체에 대한 안전한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며 승인 배경을 밝혔다.

TSMC는 자사 28나노·22나노 플래너 구조 상보성금속산화막(CMOS) 공정과 16나노·12나노 FinFET 공정 기술에 기반해 300㎜(12인치) 웨이퍼 월 4만장 생산능력(CAPA)을 목표로 드레스덴 팹을 구축한다. 내년 하반기 팹 건설을 시작,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ESMC의 지분 70%를 보유한 TSMC가 35억유로, 10%씩을 갖는 보쉬·인피니언·NXP가 총 15억유로를 출자하고 유럽연합(EU)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50억유로가 팹 건설에 투입된다. 총 100억유로(약 14조원) 규모 프로젝트다.

독일 등 유럽 차량·산업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TSMC 파운드리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드레스덴 팹은 유럽 고객의 전략적 역량과 기술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럽의 인재와 함께 첨단 반도체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TSMC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의 유럽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2025년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양산을 공식화했으며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지 10월 17일자 참조>

전력반도체의 가장 큰 수요처 중 하나가 자동차 시장인 데다 독일이 자동차 산업 강국이라는 점, EU와 독일 정부가 유럽에 더 많은 현지 반도체 생산공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삼성 파운드리의 진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6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이 유럽 4개국을 돌며 고객사를 만났고 유럽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EU 반도체법 제정을 주도한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2021년과 올해 두 차례 방한, 우리나라 정부·기업과 반도체 협업을 모색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