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한 여성이 카메라로 자신이 사망하는 순간을 담아 범인 검거에 결정적 도움을 줬다. 살인범은 다름아닌 여성을 병원으로 데려간 남자친구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G1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브라질 남서부 고이아스주에서 이엘리 가브리엘레 알베스(23)라는 여성이 총에 맞았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이에 응급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이미 여성은 사망한 상태였다.
당시 알베스를 병원에 데려온 사람은 그의 남자친구인 디에고 폰세카 보르헤스(27)다. 경찰 진술에서 보르헤스는 알베스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근처로 오토바이를 탄 두 남성이 다가왔고 한 명이 총기를 꺼내 여자친구를 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발견했다. 보르헤스가 피해자의 어머니인 올레시아네에게 전화로 알베스의 사망 소식을 전했을 때에는 '매복 공격'을 받았다고 말한 것이다.
또한 어머니에 따르면 알베스는 보르헤스와 1년 7개월 동안 사귀면서 수차례 위협을 당했으며 보르헤스의 전 애인이 휘두른 흉기에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사망 당일 아침에는 보르헤스와 관계를 끝내고 싶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어머니는 또한 병원에 도착한 자신을 보르헤스가 안고는 “어머니, 이 짓을 저지른 사람은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라며 슬픈 척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며칠간 조사 끝에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그가 사망 당시 촬영한 영상을 찾아냈다. 보르헤스가 촬영자(알베스)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영상에서 알베스는 자신을 총으로 겨눈 보르헤스에게 아무런 의심없이 “이리와서 이거 먹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몇 초 뒤 총알이 발사되고 카메라가 바닥을 향하며 영상이 종료된다.
경찰 당국은 이를 결정적 증거로 보고 보르헤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