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산업계가 보건의료 데이터 신뢰성 확보와 정보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 혁신과 미래 의료 구현을 위해 데이터 표준화, 체계적인 구축 프로세스 정립, 고도의 정보보호체계를 갖추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자신문과 의료정보리더스포럼이 8일 서울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개최한 '제5회 의료정보리더스포럼 콘퍼런스'에서 참여 의료진과 헬스케어 산업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축에 앞서 이같은 방향을 소개했다.
김경환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은 “데이터 기반 임상연구로 혁신하려면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을 적용하고 데이터를 생성·구축·접근·활용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구축한 암 정밀의료 플랫폼 '사이앱스(Syapse)'로 암환자 임상정보와 유전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의료기관은 물론 제약·바이오 기업, 유전체 검사기관, 정부·공공기관과 연계해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김경환 교수는 “빠른 기술발전을 고려해 실시간 자동화 정보수집 플랫폼을 갖추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면서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현장 문제를 도출하고 이를 임상 전문성에 기반해 해결할 수 있는 의료IT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홍석 고려대의료원 의학지능정보실장은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이 각 단위 병원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나아가 고대병원 네트워크를 포함해 협력병원 등 외부 병원까지 연계하는 플랫폼을 구현하면 남극기지, 산간벽지, 해외동포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원격지까지 포괄할 수 있어 지역과 공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미연 한림대성심병원 커맨드센터장은 임상·경영 부문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나 의료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활용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 데이터를 확보하면 가상환경 기반으로 병원 운영을 예측하고 업무를 데이터 기반으로 개선해 의료서비스 혁신을 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은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은 “한국형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한국에 특화한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건강관리서비스 개발 등 연구뿐만 아니라 의료·산업·정책적 활용이 활발해질 수 있다”면서 “표준화된 바이오 데이터를 확대 구축하는 시너지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료 데이터 분야 개인정보 체계를 더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는 “주민등록번호를 CI로 변환해주는 체계가 의료 데이터 분야에는 아직 없어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 가능성이 제거되지 않고 있다”며 “병원과 환자를 안전하고 편하게 연결하려면 이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