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엔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공간을 더 아름답고 안전하게 만드는 경관조명 업체다. 이지운 에스티엔 대표는 2014년 창업해 여러차례 핵심사업전환(피봇팅·pivoting)을 거쳐 회사를 매출 100억원이 넘는 건실한 이노비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대에 창업해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룬 성과다.
에스티엔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도로 맞춤형 안전운전 유도 시스템, 이른바 AVDS를 선보여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갔다. 조명이 없는 도로 구간이나 사고 다발지역 등 위험구간에 설치하는 조명의 일종이다. 야간이나 잦은 안개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울 때 차량이나 주변 환경에 감응해 안전운전을 유도하고 졸음 운전과 사고를 예방하는 용도로 쓰인다.
기존 도로전광표지(VMS)와 달리 다양한 색의 빛과 빛의 움직임으로 후속차량과 운전자에게 경계심을 유도하는 식이다. 착시효과(아나모픽)를 사용해 운전자 전방 주시 태만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도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아름다운 조명으로 운전자 감성도 자극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한 번 보고 그냥 지나치는 전광판 형식 VMS와 달리 더욱 넓은 범위에서 여러 교통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보행자 전용도로, 위험, 횡단보도, 도로공사중 등 다양한 픽토그램을 상황 변화에 맞게 표시할 수 있다. 관제시스템과 연동한 교통 정보 제공도 용이하다.
심미적 요소를 충족하는 디자인과 안전 운전을 유도하는 회사의 기술은 이미 공공 부문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에스티엔 AVDS는 도공기술마켓 신기술에 등록돼 천안-아산, 화도-이천 등 주요 고속도로 구간에 도입됐다.
이지운 대표는 에스티엔이 기술력과 디자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던 이유는 결국 꾸준한 연구개발(R&D) 결과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야간 경관조명 설치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결과를 이뤘다고 생각했을 즈음 코로나19가 찾아왔다”면서 “코로나19 안팎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해 성공적인 피봇팅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호명을 에스티엔으로 변경한 이유도 “빛의 기술로 미래를 연다”는 목표를 보다 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지능형 메카트로닉스 융합, 전자제어공학 등에 전문성을 갖춘 연구개발 책임자를 영입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회사 내에 디자인 연구소와 ICT연구소가 각각 설치돼 있을 정도로 디자인과 기술력은 에스티엔 핵심 경쟁력이다.
다음 과제는 라이다 및 센싱 관련 기술을 확보해 AVDS 품질과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일이다. 조명과 아나모픽을 통한 안전 정보 제공 뿐만 아니라 설치 구간 교통흐름과 차량 진입, 역주행 등을 알고리즘으로 실시간 분석하는 관제기기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에도 조명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파장에 따라 다른 빛의 특성을 고려해 병균만 죽일 수 있는 자외선 살균 효과, 식물이 더 좋아하는 빛의 파장 그리고 특정 파장을 유지하면서도 빛의 색은 유지하는 조명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지운 대표는 “빛을 기반으로 시도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된 에스티엔만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빛의 기술로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에스티엔 대표 인터뷰
-AVDS의 가장 큰 특징은
▲운전할 때 가장 위험한 구간이 바로 코너 구간이나 터널 진입 구간이다. 특히 터널같은 경우는 바깥 날씨가 맑고 쨍할때 진입하면 순간적으로 암순응이 발생해 약 1초 안팎의 블랙아웃이 생긴다. 이 때 진입부에 차량이 정체되어 있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이런 류의 사고가 최근 10년간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이런 사고를 줄일 수 있는게 놀이기구에 달린 LED와 같은 조명이다. 흔히 델리네이터라고 표현하는데, 이런 기구들이 운전자가 자신이 운전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하고 있는지 파악하게 해준다. 하지만 대부분 델리네이터는 어떤 메시지도 전달하지 못하고 단지 속도를 체감하는 역할 뿐이다. 이 부분을 개선해 에스티엔은 국내 최초로 LED를 이용한 아나모픽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단순히 그림과는 달리 LED는 잔상이 남는 만큼 터널과 같은 위험 구간에서는 더욱 효과적이다.
-경관조명에서 안전 분야로 영역을 넓힌 계기는
▲코로나19가 가장 큰 계기였다. 물론 이전에도 크고 작은 피봇팅이 계속 있었다. 경관조명을 처음 시작할 당시만해도 경쟁자가 딱히 없었다. 빛 축제나 여러 행사에서 시장을 선도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반적으로 포토존 등 경쟁업체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축제가 모두 사라지면서 여러 고민을 했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그간 번 돈은 모두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ICT 전문가를 회사로 모셔오고 매출 1000억원이 넘는 회사에서 전문 인력도 영입했다. 암순응, 델리네이터 등 연구인력과 조명 관련해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을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다.
-회사 목표는
▲에스티엔 정체성은 결국 빛이다. 새로운 사업으로 준비하는 헬스케어 분야도 빛 파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하는 것이다. 안전은 물론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빛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많은 시도를 하고 싶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사업하기가 점점 어렵다고 느껴지지만, 새로운 시도를 계속 이어나가고자 한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