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필수의료 공백과 의료인력 부족 등 문제를 지원하는 정부주도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이 내년 중단 위기다. 당초 올해와 동일한 규모로 내년 예산 34억5000만원을 편성했으나 대규모 예산 축소 기조 영향으로 정부안 '0원'으로 조정됐다. 국회 예산심의가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2020년부터 실시해온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 내년 정부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이 사업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에 걸쳐 매년 3개 분야에서 사업 대상병원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그동안 감염병 대응(2020년), 환자체감형(2021년), 환자중심소통(2022년)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했다. 올해는 환자안전 환경조성이 목표다. 총 39개 모델을 개발했다.
사업 핵심은 국내 의료기관의 디지털 대전환을 꾀해 의료인력과 필수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략 수립이나 투자 여력이 부족한 의료기관으로 선도모델을 확산해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의료 현장 문제 개선뿐만 아니라 환자가 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 개선도 꾀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사업에서 도출한 선도모델을 살펴보면 '원격 중환자실' 모델은 중환자실 전담 의료인력 부족 문제와 병원별 중환자 진료 편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거점 병원에 중환자실 통합 관제센터를 설치하고 협력 의료기관과 협진 체계를 구축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비대면 협진을 실시한다.
상대적으로 전문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병원 등과 수도권 대형병원이 협력해 위급한 환자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고, 여러 진료과가 비대면으로 신속히 정보를 공유·협진할 수 있어 중환자 진료 체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주관병원으로 참여했다.
의료기관 자원을 효율화해 의료진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진료 차질을 줄이기 위한 '병원 내 자원관리' 사업은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선도모델 개발에 참여했다.
복지부는 올해부터 스마트병원 확산지원센터를 운영해 그동안 개발한 선도모델을 전국에 확산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사업참여 의료기관들은 타 병원과 협력해 모델 확산을 논의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심각성이 대두한 필수의료 인력 부족,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 등 시급히 해결이 필요한 현안을 보완·해결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인데 사업 연속성이 위축될 수 있”고 토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 예산안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