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이동통신(MNO) 가입 회선 수에서 LG유플러스에 추월을 허용한 것과 관련해 시장변화 흐름을 명확히 조망하기 위해서는 통계 기준을 바꿔야 한다며, 기존 질적성장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기업용서비스(B2B)·사물인터넷(IoT) 시장 주도권을 지켜나가겠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양사가 소모적 논쟁을 떠나 본원적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LG유플러스 이동통신 가입회선은 1829만2170개로 KT를 약 55만개 앞질렀다.
KT는 LG유플러스 측이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물통신(IoT) 원격관제 사업을 대거 수주한 영향이며 휴대폰 가입 순위 격차는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김영걸 KT 커스터머부문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이날 통계공표 직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국내 전체 MNO 시장에서 사람이 직접 사용하는 휴대폰 가입자는 전체의 72%인 4770만명으로 핵심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KT는 휴대폰 가입 구성비가 평균보다 높은 79%인데 반해 LG유플러스는 61%에 불과하며 이는 각사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차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에스원·캡스 등으로부터 수주한 보안관제와 한국전력에서 수주한 원격검침 회선 물량 210만개가 통계에 반영되면서 MNO 가입자가 급격히 늘었다. LG유플러스의 IoT 회선 수는 560만개로 KT보다 382만개가 많다. 반면 휴대폰 가입자 수만 보면 KT가 LG유플러스를 앞선다.
KT는 이같은 단순 원격검침까지 모두 포함한 MNO 집계 방식이 시장에 착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휴대폰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가 3만원대인데 반해 원격관제용 IoT 회선은 몇백원 수준”이라며 “회계기준과 이용약관도 별도 서비스로 분류돼있는 만큼 단순 합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기존 사업방향을 바꿀 계획은 없다”며 “업의 수익성, 미래발전성, 적합성에 중점을 두고 기술 통합적 솔루션 관점에서 IoT 시장에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또, KT는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사람과 사물 회선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정보이용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통계 목적을 고려할 때 현행 분류체계는 해석과 판단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어 가입자와 사물기반 IoT 회선을 구분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KT 입장에 대해 IoT 시장에서 LG유플러스 경쟁우위가 분명하고, 10여년간 유지돼온 통계에 갑자기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무선통신 기술 진화와 IoT를 통한 초연결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물 회선 점유율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기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서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중 사물지능통신은 앞으로 스마트팩토리, UAM 등 신산업 분야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팩토리 시장을 중심으로 산업용 IoT 회선을 적극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롯데케미칼, 기아자동차, 에스오일,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전국 200개 이상 사업장에 IoT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