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尹 친분 인사” “결격사유 無”

여야가 13일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충돌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 간의 친분, 6차례 위장전입, 보수적 성향의 판결 등을 문제삼으며 공격했고, 여당은 정책질의에 집중하며 이 후보자를 적극 방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를 다시 소환하며 도덕성 공세를 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과거 위장전입을 6차례 했다고 지적하며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위장전입해 일반 국민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렸다”며 “고위공직자로서의 자격이 부족하다라고 스스로 생각하시고 사퇴하실 의향은 없느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위장전입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사퇴할 의향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큰 시세차익을 얻은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부적절하게 생각하고 계신 점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2018년 청문회 때 말씀드린 것처럼 이유를 막론하고 고위공직자로서 과거에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답했다.

보수적 성향의 판결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그동안 판결들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서 우리 헌법의 제1명령인 민주공화제의 원리가 약화되지 않을까 하는 국민적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낙태죄 합헌 결정 △공수처법 위헌 결정 △검수완박 법안 입법 취소 결정 등을 내린 바 있다. 이에 헌법재판관 중 가장 보수적 인물고 꼽힌다.

또 야당은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점을 미뤄 보은 인사 의혹도 제기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개인적 인연에 더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 사건의 주심을 맡아 기각을 결정한 것에 대한 보은 인사인지 모르겠다”라며 외혹을 제기했다.

반면 국힘의힘은 5년 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자질 검증이 이미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미애 국힘 의원은 “이 후보자의 2018년 청문회 당시 회의록과 심사보고서를 검토해보니 결격 사유를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직원의 백혈병 산업재해 인정 판결 등을 언급하며 “후보자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개인의 기본권과 소수 인권에 대해 매우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시는 것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고 있었다”며 보수 성향에 대한 야당 지적을 엄호했다.

한편 헌재소장은 대법원장과 마찬가지로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임명동의안이 통과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