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경영진 인사를 포함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연내 가시적 사업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1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개최된 비상경영회의 참석하며 이같이 '카카오 쇄신'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의 창업자로서 많은 분들의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고, 최근에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통해 외부의 중재도 받고 있다”라며 “내부의 빠른 신속한 쇄신을 통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서 성장해온 카카오가 초심과 같은 새로운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서비스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경영진 인사에 대한 부분도 모두 포함해서 연말까지 가시적인 몇 개와 내년에 본격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비상경영회의는 최근 회사가 처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사법리스크에 직면했다. 지난달 말 SM 시세조종 혐의로 주요 경영진,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2곳 등이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김 센터장 역시 금융감독원 특사경의 고강도 조사를 받기도 했다.
카카오는 1·2차 회의를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었던 것과 다르게 이날 3차 회의 장소를 카카오모빌리티로 옮겨서 개최했다. 3차 회의 장소를 카카오모빌리티로 옮긴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비판한 카카오택시 관련 사안에 대해 창업자가 직접 나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센터장은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 계열사 CEO와 임원 20여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혁신과 관련한 사안을 1시간 30분가량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비공개 간담회와 카카오택시 가맹협의체와 간담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4단체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전문가로 구성된 택시산업발전협의회(가칭)를 구성키로 했다. 택시 공정배차, 수수료 체계 및 수준, 가맹 운영 구조변경, 근무환경 개선 등 방안을 마련해 택시 업계와 상생 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단체 의견과 정책을 반영하고 신규 가맹 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체계를 단순화하는 등 구체적인 개선안을 도출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연내까지 택시업계 의견 수렴을 완료한 뒤 실행안을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간담회 개최에 앞서 비판을 받아온 가맹택시 사업구조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운영 방식과 시스템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독과점 논란과 관련해서는 다른 택시 플랫폼들에게 카카오 T 플랫폼을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한편, 김 센터장은 지난달 30일 주요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한 첫 카카오 비상 경영회의를 열고 외부 통제를 받는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연내 출범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매주 월요일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