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상생을 위한 AI 생태계 구축

임창욱 넷트루컨설팅그룹 대표이사
임창욱 넷트루컨설팅그룹 대표이사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인공지능(AI)을경험하면서 시장은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의 혁신과 같은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기업이 AI에 관심을 집중하고, AI를 개발, 응용, 활용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보면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한 생성(Generative) AI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나라이며,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초기 생태계 조성은 우리에게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생태계 조성은 항상 뒤쳐지고 많은 시장 참여자를 만들거나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 내는 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생성AI 이전부터 애저(Azure)를 기반으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와 파트너 솔루션을 결합, B2C와 B2B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생태계에 AI 기술이 더해지면서, MS의 애저 마켓플레이스는 보다 많은 기업과 개발자, 그리고 사업가들이 모여드는 강력한 비즈니스 생태계로 진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구글 또한 초기부터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OSP)를 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방, 다양한 제조사가 안도로이드 기반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많은 기업이 AOSP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시장에 유통, 보다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을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

애플과 구글, 아마존과 MS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은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과 투자, 그리고 행사들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생태계를 기반으로 많은 아이디어와 개발, 그리고 응용과 활용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생태계 구축은 핵심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이나 플랫폼이 생태계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기업의 확장과 시장 침투, 그리고 시장 지배력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5년간 유럽의 경우 B2C분야에서는 두드러지지 못했지만, B2B 분야 생태계 만큼은 미국 못지 않은 모습과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물류솔루션의 '센더'나 오토메이션 플랫폼 'RPA'등 수 많은 기업이 기업가치 10억에서 100억 달러를 만들었으며, 투자에 있어서 달러당 수익이 미국 대비 약 2.4배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보다 덜 풍족한 자금과 기술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보유한 환경을 기반으로 투자와 협업, 그리고 파트너의 생태계가 발전하고, 그 생태계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가치로 볼 수 있다. 유럽의 파트너 생태계는 기존 기업이 신생기업과 함께 만들어가며, 시장의 페인 포인트를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기존기업과 스타트업의 유기적인 협력과 공유가 만들어지고 있다. 결국 공유와 협업, 오픈과 참여로 만들어가는 비즈니스의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다.

이제 우리도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SK텔레콤의 '에이닷', KT의 '믿음', LG의 '엑사원', 삼성의 '가우스'등 다양한 생성형 AI 플랫폼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각 기업이 해당 기술의 우수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토대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기술을 활용, 서비스와 비즈니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는 다소 아쉬운 것 역시 사실이다. 기술은 앞다퉈 발표되고, 개발자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은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지원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의 허들과 진입장벽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우리는 허들을 낮추고, 기술은 없지만 아이디어는 있는 사람과 기업, 그리고 이들간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는 다양한 참여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유와 협력의 생태계를 통해 기술과 아이디어가 전파되고, 융합되며, 서비스화 되고, 사업화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한국 시장을 놓고 미국과 AI의 기술 경쟁을 하기보다, 다양한 참여자들을 받아들이고, 선도 기업과 신생기업, 아이디어 보유자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생태계로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기술이 있거나, 기존 고객 혹은 서비스 제공자만이 참여하는 생태계가 아닌 열린 공간을 만들고, 그 열린 공간으로 보다 많은 사람의 상상과 기술, 그리고 도전이 함께 하는 생태계를 지금 AI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

임창욱 넷트루컨설팅그룹 대표이사 abc@netr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