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공항에서 버스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남 창원시 동전일반산단 내에는 축구장 하나 남짓한 크기의 창원그린에너지센터가 있다. 이곳에는 태양광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연료전지, 수전해기 등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SK에코플랜트 등 4개 기관은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로 그린에너지센터를 구축했다. 산단 내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자족화 모델을 구현하고, 국내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RE100 달성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센터는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다수의 수요처와 '1대다' 방식으로 직접 전력거래계약(PPA)을 맺는다. SK에코플랜트는 현대정밀, 경한코리아, 태림산업, 한국NSK 등 4개 기업에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날 관제센터에서는 연료전지와 태양광 발전량, PPA, 계통해석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화면에 숫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승환 SK에코플랜트 분산에너지 담당임원은 “창원그린에너지센터는 RE100을 위한 전력을 공급하는 것과 동시에 연료전지와 수전해, ESS 등 에너지저장과 생산시스템이 결합해 복합적으로 구성했다”면서 “이것은 세계 최초 사례로 많은 비즈니스모델(BM)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 내에서는 300㎾ 규모의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6기가 가동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OFC에서 생산한 전력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를 통해 전력시장에 판매한다. 전력시장에 판매해 얻은 수익은 PPA 계약에 반영해 재생에너지 판매단가를 낮춘다. 중소·중견기업은 한전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수준의 가격으로 청정 재생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
실제 센터에서 생산한 전력은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RE100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기계장비 제조업체 현대정밀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정밀은 전체 전력 사용량 중 28%를 센터에서 생산한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거래관계를 이어오는 글로벌 기업이 2030년까지 생산·장비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 SK오션플랜트를 통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망도 강화하고 있다.
경남 고성시의 SK오션플랜트 기자재 생산공장(제1야드)에서는 대만에 공급할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생산하고 있다. 주력 생산제품은 '재킷'이다. 재킷은 해상풍력 터빈을 지지하는 하부구조물로 지지대가 3~4개다. 한 기의 높이는 최대 100m, 무게는 2000톤을 웃돈다. SK오션플랜트는 대형 철판을 동그랗게 구부리는 'JCO 공정'에 특화돼 있다. 평평했던 철판을 알파벳 J자처럼 구부렸다가, C자 모양으로 만들고, 결국 동그랗게 말려 끝과 끝을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SK오션플랜트의 제2야드 공장에서는 노란색 페인트를 바른 해상풍력 재킷 완제품을 볼 수 있었다. SK오션플랜트는 재킷 완제품을 선박에 싣고 대만의 하이룽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설치할 계획이다.
SK오션플랜트는 제3야드도 건설한다. 이곳은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3야드는 157만㎡ 규로로 조성될 계획이다. 기존 1·2야드를 합친 넓이보다 1.7배 이상 크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