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축하는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예고했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그룹 전반에 걸쳐 야구 사랑이 각별한 만큼 29년 만의 한풀이를 기념하기 위한 역대급 할인 행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LG계열사는 이르면 17일부터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한 할인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가전과 TV, 노트북 등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30%에 육박하는 할인 행사를 검토 중이다. 이미 이달 들어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다양한 할인 행사를 시작했지만 29년 만의 우승이라는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추가 세일을 결정했다.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도 주요 제품 10~20% 할인과 경품 추첨 등 이벤트를 준비한다. LG유플러스는 단말기 할인과 추가 경품 지급을,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주거·세탁용품 등 온·오프라인 할인 행사를 기획 중으로 알려졌다.
할인 행사는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축하고, 오랫동안 우승을 기다려 온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LG가의 가풍을 이어받은 구광모 LG 회장의 남다른 야구 사랑이 통큰 이벤트로 이어졌다.
LG는 1990년 프로야구 원년팀인 MBC 청룡을 인수해 LG 트윈스를 창단했다.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은 초대 구단주를 맡은 데 이어 매년 수차례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그가 뿌린 씨앗은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졌다.
LG 트윈스가 1994년 우승 이후 가을야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자 구 선대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당시 8000만원 상당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수여하라”고 하기도 했다.
2대 구단주를 맡은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각별한 야구 사랑으로 유명하다. 경남중·고 기수별 야구팀에서 선수로도 뛰었던 구 회장은 구단주 시절 매년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지켜보러 떠난 일화로 유명하다.
3대 구단주인 구광모 회장 역시 야구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구 회장은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개막전을 직관(직접 관전)한데 이어 11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4차전을 관람했다.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구 회장의 야구장 관람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구 회장은 LG 트윈스 유광 점퍼를 입고 팬들과 같이 파도타기를 하고, 우승 순간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날 선수단 회식에도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우승 직후 “2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LG트윈스 사랑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매 순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준 우리 자랑스러운 선수들과 스텝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