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이 국내 시험인증기관으로 처음 중국 측과 시험성적서 '상호인증' 체계를 구축했다.
KTC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에서 현지 중국 대표 시험인증기관인 세프레이(CEPREI), 홍콩인증센터와 시험성적서 상호인정 등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 전기·전자 분야 수출기업은 KTC의 국제공인시험 성적서로 중국과 홍콩의 인증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게 됐다. 또, 앞으로 KTC 직원은 중국강제인증(CCC) 공장 심사원 자격을 획득, 대 중국 수출기업의 공장심사를 수행하게 된다.
KTC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으로 직접 시료를 보내지 않고 KTC를 통해 국내에서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면서 “인증 획득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CC는 중국에서 생산, 유통, 수입되는 전기·전자 제품에 중국국가표준에 따른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기업은 CCC 인증을 받기 위해 중국으로 제품을 보내고, 현지 인증기관 심사원을 통한 공장심사를 받아야 했다. 이는 제품 생산 일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이어졌다.
자유무역항인 홍콩은 수출입 촉진 정책을 표방해 강제 인증은 없다. 하지만 국민건강·안전과 관련해 HK Mark(홍콩 인증)를 획득하도록 규정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액은 1560억달러다. 전체 수출 가운데 2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전기·전자 분야 수출액은 407억달러로 25% 수준이다.
KTC는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지원하기 위해 36개국 67개 기관과 해외인증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안성일 원장이 취임한 지난 1월 이후 총 8개국 21개 기관과 사물인터넷(IoT) 사이버보안, 전기차 충전기·배터리 등과 관련한 협력 관계를 조성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는 CCC 인증 이외에 소프트웨어(SW), 5G 이동통신, 전기자동차 배터리, 충전기, 태양광 모듈·인버터, 의료기기 분야 등에서 협력 네트워크를 마련할 계획이다.
안성일 KTC 원장은 “이번 협약으로 한국 기업의 대 중국 수출 어려움을 해소할 것”이라면서 “중국 현지 국가 인증기관, 글로벌 기관과도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