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K- 방산 기술 퀀텀 점프, 방산기업과 AI 기반 융합교육을 통한 전문인재 양성으로 해결

권혁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권혁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진격의 K-방산이 신화를 쌓아가고 있다. 안보 위협이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K-방산을 향한 수주와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방산 수출 실적으로도 입증된다. 2019년 30억8000만 달러에 불과하던 방산 수출이 매년 늘어 지난 해 173억 달러로 급증했다.

올해는 역사상 최초로 200억 달러를 넘는 등 방산수출 세계 10위에서 5위권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한국의 방산무기는 재래식 무기 중심에서 초연결 국방환경에 맞는 지능형 첨단무기로 대폭 향상되고 있다.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첨단 강군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수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K-방산은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와 더불어 국가 경제를 이끌 기술로 평가받을 정도다.

[ET시론]K- 방산 기술 퀀텀 점프, 방산기업과 AI 기반 융합교육을 통한 전문인재 양성으로 해결

현재 미·중을 비롯한 군사 선진국은 첨단기술을 전략화하는 군사혁신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세계 군사 강국이 집중 개발에 나선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미군은 AI를 임무 수행의 핵심 수단으로 판단한다. 인터넷 시초인 아파넷(ARPAnet)을 개발한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8년 국방 분야 AI 추진 전략과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예산 소요 제기 기준으로 2024년 미 국방부의 AI 분야 예산은 연구개발 예산만 한 해에 18억 달러에 이른다.

2030년 AI 분야 초강국을 목표로 세운 중국은 인민해방군의 지능화 전쟁을 위한 AI 분야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보 분석, 예지 정비 등과 관련한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해저 센서 시스템, 워게임, 전투관리 시스템 등과 같이 전장 분야 AI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AI·반도체 등의 분야 해외 인재 유입을 위해 '천인계획'의 후속으로 '취밍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미국 명문대 박사 출신 연구진을 대상으로 5억원~ 9억원 가량의 지원금을 제공하면서 첨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도 자율화 기술과 로봇 기술 개발에 초점을 두고 무인전투기나 무인잠수정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극초음속미사일이나 핵미사일을 AI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관심을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기술 연구 개발 추진 중점 분야
국방기술 연구 개발 추진 중점 분야

이처럼 군사 선진국들이 AI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거는 것은 지상, 공중, 해상, 사이버, 우주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를 운영할 때 각종 정보를 AI가 수집· 분석하고 판단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래에는 AI 지원없이 전쟁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도 AI 과학기술을 활용해 2040년까지 제2 창군 수준의 국방을 재설계하는 국방혁신 4.0을 추진, 싸워 이기는 강군을 육성하고자 한다. 국방부와 군은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목표로 하는 추진 과제들을 제시했다.

AI 분야 대표적 추진 과제로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같은 핵심 첨단 전력을 확보하면서, AI를 주도할 수 있는 '국방 AI센터'를 창설키로 했다. 방위사업청을 비롯 정부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첨단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강력한 방산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한 AI 강국이지만 AI 인재 풀이 좁고, 외부 인력 유입마저 적다. 첨단 국방과학 기술의 핵심인 AI 분야 인력난이 극심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첨단 방산기술을 이끌 핵심 인재 양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국방혁신 4.0의 핵심인 'AI 중심 강군 육성'을 위해 국방인공지능 분야 주관대학을 처음으로 선정했다. 두 곳의 주관대학 중 하나로 선정된 서울과학기술대는 8월 국방인공지능응용학과를 개설, 입학한 7명의 석사과정 학생은 합격과 동시에 한화시스템 등 7개 기업에 채용돼 학업과 연구를 병행하면서 방산기업과 함께 AI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과기대는 학과 특성화를 위해 학생에게 실습용 슈퍼컴퓨터를 지원하고 방산기업과 월 1회 이상 면담과 연구 방향 토의 등 방산기업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실질적 연구와 학업을 병행하는 과학기술 강군 인재 양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 방산기업들과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등 더 많은 역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방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한 서울과기대는 2019년 국내 처음으로 국방방호 및 안전분야 전문대학원인 국방방호학과를 설립했으며, 국방 관련 방호안전연구소, 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과기대 국방방호학과와 연구소들은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과 경계감시 능력 증강 인공지능 기술 개발 등 국방 관련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향후 서울과기대는 국방 전문대학원을 신설해 국방인공지능, 국방 무인 및 자율주행, 국방사이버 등을 중심으로 군과 방산기업이 원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키로 했다. 현역 및 전역 예정인 군 간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석·박사 학위취득의 기회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서울과기대는 군과 국방 연구소, 방산기업 등에서 찾는 역량을 갖춘 연구원을 배출하고 취업시키는 핵심 통로가 됨으로써 K-방산이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 기술수준(주요국 비교)
국방 기술수준(주요국 비교)
기술경쟁력
기술경쟁력

권혁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필자〉권혁진 교수는 서울과학기술대 국방AI응용학과, 국방방호학과 주임교수이자 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으로 스마트 국방을 위한 인재 양성과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1991년부터 한국국방연구원에서 군수 혁신과 물자정보체계,장비정비정보체계, 인사정보체계 등 주요 자원 관리정보체계 개발과 운영에 참여했다. 2017년부터 국방의 정보화와 사이버를 총괄하는 정보화기획관을 역임하면서 국방의 4차 산업혁명기술 적용을 통한 스마트국방을 추진했다. 2021년 8월부터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5년 소프트웨어 산업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고, 국방부 장관과 방위사업청장의 표창을 수여받는 등 업적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