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팬데믹·엔데믹 소비패턴 분석…기업 리스크 줄이는데 활용 가능

인공지능(AI)이 특정 시기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읽어낸 연구가 발표됐다.

포스텍(POSTECH)은 감종훈 환경공학부 교수·통합과정 송지암 씨 연구팀이 AI를 활용해 코로나 팬데믹이 사람들 온라인 소비 심리와 행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회과학 융합분야 국제학술지 '인문학과 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됐다.

감종훈 환경공학부 교수(왼쪽)와 통합과정 송지암 씨
감종훈 환경공학부 교수(왼쪽)와 통합과정 송지암 씨

로그(Log)는 시스템이나 웹사이트 내 활동에 대한 기록이며, 데이터 로깅(Data Logging)은 이를 기록·저장하는 기술이다. 기업은 데이터 로깅으로 제품 검색 패턴을 분석하고, 쇼핑 트렌드를 파악한다. 특정 제품에 대한 검색량이 증가하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재고관리 계획을 세운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데이터 로깅으로 저장된 제품 검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1800개 이상 제품 온라인 검색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인 주성분 분석(PCA) 방법으로 분석했다. 또 팬데믹과 소비 패턴 간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코로나의 심각성과 관련된 치명성 지표와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관련된 엄격성 지표 등 총 6개의 지표를 사용했다.

그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정책으로 외부 활동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코로나 발생 직후에는 건강과 생활 카테고리의 제품 온라인 검색량이 증가했다. 시간이 지나 정부의 정책이 완화되고, 코로나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심이 줄어든 시기에는 면세·여행 관련 제품에 대한 온라인 검색량이 늘어났다. 코로나 심각성과 정부 정책 수준에 따라 사람들의 제품 검색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연구팀은 분석결과를 'RCA 프레임워크' 이론으로 설명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의 구매 패턴이 변하는 시기는 반응(React) 단계에, 새로운 구매패턴을 찾게 되는 시기는 대처(Cope) 단계에 해당하며, 새로운 구매 패턴이 정착되는 시기가 바로 적응(Adapt) 단계인 것이다.

감종훈 교수는 “팬데믹을 포함해 여러 글로벌 위기 속에서 대중들의 온라인 소비심리와 구매패턴을 예측하는 것은 기업의 리스크와 공급관리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빅 데이터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으로 진행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