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마이크로는 고성능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액체로 식힐 수 있는 '매니폴드 마이크로채널 액체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40~50마이크로미터(㎛) 간격으로 방열판에 미세 홈을 만든 뒤 2개의 관으로 냉각수를 수직으로 분사·회수하며 반도체 칩을 급속 냉각시키는 기술이다.
회사는 미세 홈을 통해 기존 기계 가공 방식 대비 냉각수와 방열판이 닿는 표면적을 넓혀 빠르게 열을 식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촘촘한 채널 간격과 깊이로 냉각수를 분사할 때 방열판에 전달되는 압력도 줄여 칩에 가해지는 물리적 힘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쿨마이크로 관계자는 “제곱센티미터(㎠)당 최대 2000와트(W) 수준의 냉각 능력을 지원한다”며 “현재 주로 사용되는 기계 가공이나 액체 침수 방식의 냉각 능력(최대 500~1000W)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고성능 칩에서 발생하는 최대 열 밀도는 ㎠당 1000W 전후지만 2나노(㎚) 등 초미세공정으로 발전을 거듭할수록 단위면적당 트랜지스터 수가 늘어나 발열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실제 2018년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칩 ㎠당 평균 450W의 열처리가 필요했지만, 트랜지스터 수가 급증하고 데이터 수집·처리량이 많은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당 1000W 이상 열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쿨마이크로는 내년 중 상용 제품을 출시, 고성능 반도체와 패키지 반도체가 집중돼 있는 데이터센터나 AI반도체 사용이 많은 기업과 서버실을 대상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고성능·고출력 반도체가 필요한 6G 이동통신·자율주행차·라이다 센서 등 미래 산업 분야도 잠재 시장으로 보고 있다.
추교성 쿨마이크로 연구소장은 “세계 고발열 반도체 액체 냉각 시스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5000억원으로 추산되고 2031년 10조원까지 성장이 예상된다”며 “쿨마이크로 기술이 상용화되면 글로벌 첫 마이크로채널 액체 냉각방식 사례로, 차별화된 성능·기술로 세계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