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집단지성. AI가 맞닿은 문제를 풀어낼 방법을 '사람'에게 찾은 기업이 있다. 이름부터 강렬하다. AI를 만들어 내는 곳. 인공지능팩토리가 그 회사다. AI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에게 집단지성을 이용해 해법을 전달해 주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김태영 인공지능팩토리 대표는 “AI 경진대회를 열어 수요처가 원하는 AI를 만들어내는 개발자나 팀에 상금을 주는 방식”이라면서 “이를 통해 몇달이 걸려 개발할만한 AI를 3주만에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팩토리는 개발자 풀을 운영한다. AI 수요처가 원하는 기능을 내재한 AI 개발에 대한 경진대회를 열면, 개발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해답을 내놓는다. 가장 우수한 AI를 만들어낸 팀이 상금을 받는다. 인공지능팩토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수 많은 경진대회 로고가 걸려있는데, 고객들의 눈에는 카탈로그처럼 보인다.
김 대표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AI'에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엄청나다”면서 “AI 수요는 많은데, 회사 내부 엔지니어 몇명이 이런 발전속도를 소화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설명했다.
AI의 빠른 진보를 집단 지성으로 해결하는 셈이다. 인공지능팩토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세상에 없는 모델은 아니다. 구글에 인수된 '캐글'이 선보인 모델이다. 캐글은 예측 모델 및 분석 대회 플랫폼으로, 기업에서 데이터나 해결과제를 등록하면 개발자들이 이를 해결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경쟁하는 식이다. 김태영 대표는 한국의 캐글 운영자를 하며, 이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발굴해 전 직장 동료들과 인공지능팩토리를 창업했다.
이 사업 방식에도 문제는 있다. 기업들이 문제는 내고 해결책은 얻고 싶어 하는데, 데이터 공개를 꺼린다는 점이다. 인공지능팩토리는 고객의 데이터와 유사한 데이터를 만들어 경진대회를 연다.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모델을 고객 사이트에 이식도 해준다. 이식하는그램도 개발했다. 데이터가 다르면 AI를 이식하는데에도 2~3주가 걸릴 수 있지만, 인공지능팩토리는 단 몇시간에 해낸다.
인공지능팩토리의 유사 데이터 검증 프로그램은 이미 고객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정부기관에도 공급했고, 금융이나 의료 분야에서도 조만간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해에는 벤처캐피털 패스파인더에이치로부터 10억 원 규모의 프리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20년 창업 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위성영상을 다루는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위성영상을 다루다보니 어느 새 AI와 친해졌다. AI 분야에서 가장 효과를 거둔 분야가 바로 영상 분야다. 김 대표는 AI를 발전시킬 수 있는, 또는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다. 심지어 취재하는 기자에게도 기자들이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이 있을까 물었다.
김 대표는 “마음대로 AI를 튜닝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나온 시대”라면서 “AI를 통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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