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긴축 재정과 연구·개발(R&D) 축소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지원사업 연결 체계를 강화하겠습니다. 인공지능(AI)과 의료·헬스케어, 가전 분야의 융복합으로 신산업을 창출하고 미래차 부품산업도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김영집 제10대 광주테크노파크 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김 원장은 “잘못된 방향을 큰 틀에서 바로잡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급 긴축재정에 따른 재정가뭄으로 운영상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역기업의 애로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안 마련에 집중하겠다”면서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 이후 광주시와 협력해 자율주행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소부장 특화단지 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지역기업의 투자생태계 조성을 위해 2025년까지 5000억원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남은 임기동안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기업을 성장시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부지런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 일답.
- 취임 1년을 맞았는데 소회는.
▲ 지난해 11월 취임 후 대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소용돌이가 있었다. 지역기업의 아픔과 불편함을 해결하고 오롯이 기업인들의 행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온 것 같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잘못된 방향을 큰 틀에서 바로잡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 광주시 공공기관 통폐합이 이뤄졌는데.
▲ 민선 8기 광주시 공공기관 혁신 방침에 따라 지난 7월 옛 광주과학기술진흥원과 통폐합을 단행했다. 통폐합 전 기관별 직원들의 처우와 관련된 양립된 의견을 합치시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사실 지금도 많은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임직원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8월에는 통합조직 개편을 실시해 조직 효율성과 통합역량 증진을 강화해 질적 성장체계를 마련 중이다.
- 역대급 긴축재정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 광주는 지방세수 감소까지 겹쳐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25년 만에 최대 재정가뭄이라고 한다. 광주시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순위 조정, 경상경비 절감,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지역특화산업 R&D 예산은 올해 대비 60% 정도 삭감됐다. 광주테크노파크 국비 재원은 약 40% 이상 줄 것으로 예상되고 시의 시비 재원도 여러 사업에서 삭감이 검토되고 있다.
전체적인 예산 축소가 불가피하겠지만 삭감 규모 최소화를 위한 국회 대응과 지방비 미매칭으로 인한 추가 삭감을 피하기 위해 중기부·시 소관부서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 규모내에서 선택과 집중할 생각이다. 유관기관과 기업지원사업 연결체계를 강화하고 대기업과도 파트너십 채널을 구축하겠다.
- 올해 경영실적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는데.
▲ 경영실적평가는 전국 19개 테크노파크를 대상으로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평가항목 가운데 리더십 및 경영전략 부문은 13점 만점에 12.8점 이라는 최고점을 획득했다. 기업지원을 위한 성공적 수행 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에 수상의 의미를 두고 싶다. 지역 투자 활성화 펀드와 창업생태계 조성, 지역 기관과 선순환적인 연계 협력체계를 갖춘 점도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 광주 AI 산업에서 테크노파크 역할은.
▲ AI 기술과 기존 지역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하거나 고부가가치산업 육성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의료·헬스케어와 자동차, 가전 분야 등 3대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AI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지역기업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해 연계 활용 및 사업화까지 지원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조성해야 한다. AI융합 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2025년까지 지역내 450개 병·의원을 목표로 전자의무기록이나 영상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광주만의 강점으로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이 보유한 다양한 치매질환 관련 데이터를 연계해 광주를 거점으로 관련기업의 실증기반 환경도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차 소부장 단지 유치에 성공했는데.
▲ 광주지역 자동차 부품기업이 직면한 미래차 대전환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기존 차체·의장 중심이던 자동차산업에 자율주행차 부품을 더해 미래차 전환을 위한 완결형 밸류체인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광주시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부품 산업육성을 위한 소부장 클러스터를 특화단지 중심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광주테크노파크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소부장 특화단지 추진단'을 구성해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 타 시·도 테크노파크에 비해 강점과 약점은.
▲ 테크노파크는 지역 실정과 특성에 맞는 산업 발전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강점보다 차별점은 광주시와 협력을 통해 지역 신성장동력 기반 확보를 위해 소부장 특화단지를 비롯해 광주역 스타트업 밸리 조성, 에너지산업종합지원센터, 전기차용 배터리시험평가센터 등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경제도시 도약을 위해 광주형 투자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AI 2차 펀드(1~4호)를 1326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있다. 옛 과학기술진흥원과 통합으로 지역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협력 지원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자 한다.
- 수도권 메가시티 논란에 대한 견해는.
▲ 행정구역 개편 문제는 지방경쟁력을 키우는 국가균형발전의 수단으로 국가균형발전 틀 안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본다. 수도권 메가시티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고 지리적·경제적·환경적·인프라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메가시티는 급속한 도시화로 교통 혼잡이 심화될 것이고 주거 환경은 더욱 약화돼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중소기업과 중산층을 지원해 사회적 불평등도 완화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특색과 다양성을 유지하며 도시 문화를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 스타트업과 중소 벤처기업 지원책은.
▲ 중앙 정부와 지자체 산업정책에 발맞춰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 광주 실현'을 위해 예비창업자 발굴 및 창업초기기업 육성, 예비 재창업자 발굴 및 육성, 공급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의 기업지원 대혁신으로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보육 졸업(PostBI)-예비(Pre)명품-명품-스타-선도-글로벌강소' 등 성장단계별 틈새 지원 전략을 마련해 성장사다리 맞춤형 기술 및 사업화 지원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성장사다리의 중간 역할인 스타기업육성사업이 일몰 예정인데, 신규 사업 '지역특화프로젝트'를 공급해 앵커기업 중심의 공급망 생태계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전주기 패키지를 지원할 예정이다.
- 전국테크노파크진흥회장을 맡고 있는데, 역할은.
▲ 테크노파크진흥회는 중앙 정부와 지자체, 지역 테크노파크, 유관기관 간 의사소통 창구라 할 수 있다. 전국 19개 테크노파크가 무한경쟁의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의 강소기술기업을 지원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교류와 협력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테크노파크 사업 확대 및 발전을 이끌고 있다. 테크노파크가 지역 기술개발과 산업육성에서 실질적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기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 소통과 공감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데.
▲ 공감과 상생, 혁신을 통해 '내 삶, 우리 삶이 즐겁고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일터'와 생산력 높은 창의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자주 자립 역량과 환경(E)·사회(S)·지배구조(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수익성 확보, 노후시설 개선, 3단지 개발 등을 추진하고 봉사와 노사협력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 향후 중점 추진과제나 사업은.
▲ 광주지역 중장기 계획을 기획·발굴하는 한편 규제자유특구 지정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 미래차 부품기업 대전환 지원체계 초석도 다지고, 자동차와 에너지기업의 전기차 산업생태계 전환 촉매제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투자펀드를 통한 자금조달에 만전을 다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지금은 고객 만족을 넘어서 고객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항상 기업편에 서서 끊임없이 대화하며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 직원 모두가 세대 간, 직급 간 갈등 해소로 존중과 배려가 함께 하는 따뜻한 조직 문화를 만들었면 한다. 지역 기업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광주테크노파크가 되고 그러한 조직의 일원으로서 동반자가 되고 싶다.
○…김영집 원장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장, 한국산업단지공단 광주혁신클러스터추진단장, 광주 광산구 기업주치의센터장,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외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산업 경제 전문가이자 파워 리더로 연구역량과 기업지원 경험, 행정력 등 3박자를 두루 갖춘 '덕장(德將)'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사회와 산학 협력 활성화 모델을 만드는 산·학·연·관 협력 발전의 적임자이기도 하다. 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26차 아시아사이언스파크협회(ASPA) 연례회의'에서 제5대 ASPA 회장으로 선출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