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TV제조사 최초로 모니터용 운용체계(OS) 판매 사업에 나선다. TV를 넘어 자동차·모니터까지 웹OS 생태계를 전방위 확산, 플랫폼 사업 키우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LG전자는 이달 중 외부 공급용 TV OS '웹OS 허브'를 업데이트해 스마트 모니터까지 지원하는 '웹OS 허브 2.0S'를 출시할 예정이다.
2.0S는 LG전자가 웹OS를 통해 TV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스마트 모니터 사용자에게도 동일하게 지원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무료 콘텐츠 서비스 'LG 채널'을 포함해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교육, 헬스 등 다양한 제휴 애플리케이션(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웹OS 지원 대상이 TV에서 스마트 모니터까지 확장됨에 따라 카드 앱 음악, 리모트 PC, USB 카메라 기반 영상회의·통화 기능 등도 폭넓게 지원한다.
LG전자는 그동안 자사 스마트 모니터에 웹OS를 탑재, TV 수준의 콘텐츠·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 대화면·고화질 모니터 영역을 중심으로 게임, 작업 등 본연의 기능을 넘어 콘텐츠 시청을 위한 '제2의 스크린' 역할이 확대되면서 OS 수요도 늘고 있다. 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는 모니터는 OS만 탑재하면 데스크톱 연결 없이도 TV처럼 독립적으로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다.
시장을 꾸준히 관전해 오던 LG전자가 스마트 모니터 OS시장 참전을 선언함에 따라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모니터 시장에서 스마트 모니터는 10% 미만으로 비중이 작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아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마트 모니터 OS를 보유한 곳은 LG전자(웹OS)를 포함해 삼성전자(타이젠), 구글(안드로이드)정도다. 그동안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에만 탑재해 사실상 구글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의 가세로 구글과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LG전자는 글로벌 선도 TV제조사 타이틀을 걸고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구글은 개방성과 폭넓은 생태계를 내세운다. 당장 연말 PC 성수기 시즌부터 델, HP, 레노버, 에이수스 등 스마트 모니터 공급을 늘리고 있는 PC업체를 대상으로 치열한 영업·마케팅을 펼칠 전망이다.
LG전자의 웹OS 생태계도 전방위로 확대된다. LG전자는 2021년 웹OS의 대외사업을 선언한 이후 2년간 300곳이 넘는 글로벌 TV제조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제휴 콘텐츠도 2021년 초 약 2000개에서 올해 초 2500개까지 늘었다.
TV에 국한하던 OS사업은 제네시스 GV80 신형에 탑재되며 차량용 OS까지 발돋움했다. LG전자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자동차에서도 제공하겠다는 자신감이 깔렸다. 스마트 모니터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LG전자가 제시한 2026년까지 적용 기기를 3억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 실현도 속도를 낸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모니터를 주요 콘텐츠 시청 매개체로 활용하는 등 스마트 모니터 수요가 늘고 있다”며 “TV뿐 아니라 모니터 사용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