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위, '고준위' '해상풍력' 특별법 22일 심의 전망…“이번에 통과 못하면 법안 폐기”

(C)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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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사용후핵연료 영구저장시설 건설을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안'과 해상풍력발전단지 인·허가 간소화를 골자로 한 '해상풍력 특별법안'을 이르면 22일 심사할 전망이다. 두 법안은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을 좌우할 핵심 법안이다. 하지만 이번에 통과되지 못하면 법안이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법안 폐기 시 7년 후 우리나라에서 원전 가동이 멈추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여야 간사는 오는 22일 열리는 소위원회에서 고준위 특별법안과 해상풍력 특별법안을 안건으로 확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두 법안은 각각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 특허소위 안건으로 상정된 바 있다. 이후 국감 등으로 소위가 열리지 못하다가 약 3개월 만에 소위에서 안건으로 심의될 가능성이 높다.

고준위 특별법과 해상풍력 특별법은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을 이끌어가기 위해 통과가 시급한 핵심 법안이다.

고준위 특별법은 약 7년 뒤 포화될 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과 관리, 처분 등을 위한 법 개정 내용을 담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김영식·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 설치와 함께 관리시설, 부지 선정과 지원, 절차에 관한 내용을 규정했다. 건식저장시설 건립 이후 후행 핵주기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이 법이 필요하다.

해상풍력 특별법 또한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에 꼭 필요한 법안이다. 지난 2월 여야 간사이던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과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해상풍력 보급 활성화를 위한 계획입지, 부처 간 권한 배분, 산업 지원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두 법안이 이번 소위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법안이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4월 총선이 열리는 만큼 연내 국회에서 법안이 전체회의를 최종 통과돼야 한다. 내년부터는 국회가 총선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준위 특별법은 2016년 20대 국회에서 4건이 발의됐지만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2020년 5월 모두 폐기됐다.

이번 소위에서 두 법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더라도 여야 간 정치적인 입장 차이로 소위 통과는 쉽지 않다. 여당은 고준위 특별법과 해상풍력 특별법을 연계해 법안 통과를 요청하고 있다. 야당은 해상풍력 특별법 통과를 지지하고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준위 특별법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준위 특별법은 이번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원전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는 지난 16일 성명서에서 “(고준위) 특별법 제정이 무산되면 2030년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5~7년 뒤 국내 가동 원전이 순차적으로 중단되는 초유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상풍력 특별법도 통과되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 이후 법안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해상풍력 보급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 설치된 풍력발전은 1.9GW 수준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10배가 넘는 19.3GW까지 확대해야 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