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산업에도 디지털전환(DX)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섬유 산업 생태계 전반을 혁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섬유를 전통 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소재부터 공급·수요까지 아우르는 '개방형 플랫폼'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도현 다이텍연구원 미래환경대응단장은 '2023 소부장 테크페어 in 대구'에서 섬유 산업의 DX 방법론으로 '소재 빅데이터 플랫폼'을 제안했다. 다이텍연구원은 염색·가공 등 섬유 소재 핵심 연구기관으로, 최근 첨단 섬유 산업 발전을 위한 DX 방법과 전략을 연구·수립 중이다.
이 단장은 “최근 해외 패션 브랜드가 3차원(3D) 이미지·영상을 통한 서비스, 디지털 소재 물성 분석, 고객 및 공급망 빅데이터 분석 등 DX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의류 제품 개발 속도를 단축시키고 유통 구조를 최적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패션 의류 업체인 자라(ZARA)와 나이키 사례를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라는 제품 유통 과정에서 RFID 태그와 POS 단말기, 온라인 거래, 고객 조사 등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유통 재고를 최소화하고 고객 개인 맞춤형 서비스 구현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 단장은 “나이키 경우 자사 고객 데이터 수집·분석으로 마케팅 및 판매를 최적화하고 사실상 '제로(0)' 재고를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DX는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이 단장은 강조했다. 다이텍연구원이 '패브릭 다이브(Fabric DIVE)'를 탄생시킨 것도 같은 이유다. 패브릭 다이브는 섬유 소재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국내 섬유 기업 소재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주요 고객에 제공해 온라인 비즈니스를 지원한다.
이 단장은 “섬유 소재 제조 기업의 디지털 소재 물성을 활용한 웹 기반 3D 가상 의류 시뮬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해 실제와 같은 섬유 데이터 분석 연구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지금까지 폐쇄적이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졌던 섬유 소재 연구와 제품 개발이 개방형, 디지털로 전환된 대표 사례다. 다이텍연구원은 섬유 소재 데이터를 수집·분석, 플랫폼을 고도화하기 위한 추가 장비 도입과 인공지능(AI) 기술 적용도 진행 중이다. 이 단장은 “이미 78만개 이상 데이터를 확보, AI 모델 활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섬유 산업 DX 사례는 특히 대구에서 성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를 대표하는 산업 중 하나가 섬유이기 때문이다. DX는 전통 섬유를 첨단 산업화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릴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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