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가 늘면서 키오스크 도입이 폭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급결제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주도권이 온라인과 키오스크 결제 확대로 오프라인 기반 밴(VAN)에서 전자결제대행사(PG)사로 넘어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페, 식당 등이 설치하는 키오스크 대부분 결제승인이 PG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통상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결제 단말기를 중심으로 '가맹점-밴사-카드사'였다면, 키오스크는 상당수가 온라인 결제와 같은 '가맹점-PG사-카드사'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지급결제 전문가는 “최근 카페나 식당 등에 설치된 키오스크 60~70%는 PG사로 결제 승인이 발생하고 있다”며 “키오스크의 경우 우리가 기존 PC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 동일한 PG사 프로세스를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헸다.
그간 국내 지급결제는 오프라인이 주도권을 쥐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결제 활성화와 키오스크 확대로 온라인 결제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PG 이용 건수는 하루평균 2510만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이 기간 이용액도 1조1845억원으로 16.0% 늘었다.
이는 키오스크와 온라인쇼핑이 크게 늘어난 여파가 반영됐다.
PG사의 경우 통상 수수료가 밴사보다 높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정해진 밴사와 달리 PG사는 매출액 일정 퍼센트를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PG사들은 가맹점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키오스크 설치 비용이나 가맹 비용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PG사 관계자는 “밴사의 경우 영세·중소형 수수료율 정책을 따라가고 매입 수수료까지 인하되다 보니 수익이 나오지 않는 구조가 많다”면서 “이런 상황에 가게들이 높은 인건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PG 수수료를 따르는 키오스크를 문의하면서 설치비 등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향후 대형 밴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 밴사인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한국사이버결제 등의 경우 PG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PG사를 운영하지 않는 중소형 밴사는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키오스크 확대로 PG 수익성이 늘면서 PG사를 별도로 가지지 않은 밴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밴사의 경우 오픈PG 전환을 희망하지만, 심사를 거쳐야 하는 등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PG로 전환이 어려울 경우 일부 대형 밴사를 중심으로 지급결제 후방산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일부 있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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