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MZ세대 비하 현수막에 대한 논란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관련 프로젝트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2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취재진에 “의도와 달랐더라도 국민·당원들이 보기에 불편했다면 명백한 잘못”이라며 “민주당의 불찰이자 사무총장으로 국민과 당원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이른바 티저 현수막을 공개했다. 갤럭시 프로젝트란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의 다양성·국민성을 담기 위해 민주당이 준비한 사업으로 같은 관심사를 주제로 뭉치는 '정당 내 정당(유닛 정당)'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유닛 정당에서 나온 요구들을 정책화해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를 홍보하기 위해 고안한 현수막에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 4종류의 문구가 담겼고 이후 MZ세대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책임론까지 부각됐다. 중앙당이 '나에게온당' 현수막을 제외한 세 가지 중 하나를 게시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냈기 때문이다. 관련 문서는 직인이 생략된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이었다. 다만 해당 사항은 홍보위원장 전결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현수막으로 인해 크게 비판받은 만큼 오는 23일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던 갤럭시 프로젝트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조 사무총장은 “외부 전문가의 파격적인 콘셉트를 담은 안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고 진행됐다. (갤럭시 프로젝트) 론칭을 앞두고 비공개를 이유로 설명조차 없는 과정에서 오해와 논란이 벌어졌다”며 “갤럭시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한 23일 행사도 연기하고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수막) 문안 작성과 관련해 당이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과정과 상관없이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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