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윤명한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심봉섭 인하대 화학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멍게 껍질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 나노섬유(CNF)와 전도성 고분자 물질(PEDOT:PSS)의 복합화를 통해 친환경 섬유형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전도성 고분자 소재의 기계적·전기적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닌 두 물질을 혼합하는 복합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두 물질이 서로 잘 혼합되지 않거나 한 물질의 특성을 강화하려고 하면 다른 물질의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높은 결정성과 방향성을 갖는 CNF와 PEDOT:PSS를 복합화해 분자 수준에서 한 방향으로 고도로 정렬시킴으로써 기계적 유연성과 우수한 전기·전기화학적 특성을 겸비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고성능의 유연한 섬유형 전기화학 트랜지스터는 사람 또는 동물의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물에도 적용 가능해 식물의 이온 변화량 및 수분함유 상태 등 영양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 이온을 주입해 신호증폭과 스위칭이 가능하기 때문에 체내 이식하거나 피부에 부착해 뇌·심장·근육 등 다양한 생체전기 신호를 쉽게 검출할 수 있다. 차세대 스마트팜용 작물 모니터링 기술을 비롯해 헬스케어·군사 의류·스포츠웨어·패션 아이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잠재적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생 가능하면서 친환경 소재인 멍게껍질로부터 추출한 CNF를 사용함으로써 향후 친환경적인 웨어러블 또는 이식형 섬유 기반 전자기기 및 센서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명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천연 유기물을 이용해 엔지니어링 고분자의 다양한 특성을 강화했다”면서 “특히 절연체인 CNF의 자발적 구조화를 유도해 PEDOT:PSS의 전기적 특성을 향상시킨 것은 구조화 효과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사업(BRL)의 지원을 받았으며,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