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에서는 나와 같이 근무하는 내 옆에 동료가 인재입니다. 기업마다 인재 유형과 원하는 인재상 등이 다양하지만 외부에서 사람을 구하기도 어려운 만큼, 내부 인재 역량 강화와 시스템화를 통해 '인재경영'을 구현해야 합니다.”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전자신문 e프런티어 조찬강연회'에서 이근면 사람들연구소 이사장(초대 인사혁신처장)은 “우수 인재를 확보해 유지하는 '리텐션 능력'이 기업 미래를 결정한다”며 “이것이 곧 경영자의 그릇이며, 내부 인재 혹은 외부 인재 영입 능력이 곧 오너의 그릇”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재경영을 위한 최고경영자(CEO)의 필수 조건으로 △체계화한 후계자 양성 필요성 △천상천하 유아독존형 리더십 지양 △2세 경영을 위한 오너 측근 용퇴 △시스템 경영을 위한 '기업 성장 목표'를 공유하는 인재 양성 △오너십을 가진 직원을 양성하기 위한 '유비식 리더십' 등을 꼽았다.
이 이사장은 “오너 겸 CEO는 회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독단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며 “이는 기업 초창기에는 필요한 방식이지만 기업 규모가 커지면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 혁신을 위해 규제 혁파와 노동 생산성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근면 이사장은 “한국은 같은 아시아권에서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보다 사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꼽힌다”며 “게다가 노동생산성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29위로, 지나치게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규제로 혁신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복잡한 정부 규제와 절차, 노동 생산성 저하 등으로 투자 적기를 놓치거나, 외국으로 옮겨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시대가 '국적 쇼핑 시대'라며 인재유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근면 이사장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면 여러 국적을 소유할 수 있는 국적 쇼핑의 시대”라며 “기업과 개인 모두 더 나은 대접을 해주는 국가로 국적을 옮기거나, 사업장을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 저성장과 고령화, 연금과 교육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핵심 인재 유출과 국부가 새는 상황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본 요건인 인재 양성과 노동경쟁력과 생산성 강화, 직업역량 교육을 포함한 사회적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국이 생존할 수 있고, 이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혁신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전자신문사가 운영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 대상 'e프런티어' 프로그램 회원사 CEO 100여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연사인 이근면 사람들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2014년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지냈다. 인사혁신처장 이전에는 삼성광통신 대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인사팀 팀장(전무)을 역임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