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라인업 재정비 속도... 출시 두달 신작도 '섭종' 결단

사이드불릿
사이드불릿

국내 게임사가 흥행 성적이 기대를 밑도는 주요 신작 서비스를 빠르게 종료, 라인업 재정비에 나섰다. 게임 이용률 하락과 경기 침체를 맞아 수익성 개선을 위한 효율적 운영 자원 재배치에 고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차기작에 역량을 집중,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글로벌 출시한 콘솔 게임 신작 '사이드불릿' 서비스를 이달말 종료한다. 올해초 스팀에서 '데드사이트클럽'으로 선보인 후 지난달 이름을 바꿔 플레이스테이션(PS)5 타이틀로 재출시한 게임이다.

사이드불릿은 쿠키런 지식재산(IP)에 대부분 매출을 의존하는 데브시스터즈가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전한 신규 IP다. 사이드스크롤 슈팅이라는 신선한 방식으로 배틀로얄 수요를 겨냥했으나 이용자로부터 호응을 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데브시스터즈는 이지훈·김종훈 대표 무보수 책임경영과 본사 희망퇴직 실시 등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출시 두달여만에 사이드불릿 서비스를 종료한 것 역시 라이브 운영에 투입되는 고정비를 줄이고, 내년 기대작으로 준비 중인 '쿠키런: 모험의 탑'과 '쿠키런 오븐스매시' 원활한 론칭을 위해 필요한 체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데브시스터즈는 “2024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철저한 경영 효율화 및 손익 관리를 통해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추가적인 매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중인 넥슨 또한 5월 얼리액세스를 시작한 3인칭슈팅(TPS) 게임 신작 '베일드 엑스퍼트'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고품질 총기 액션과 슈터 장르에 대한 넥슨 노하우가 담긴 수작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속되는 이용자 감소를 극복하지 못했다.

넥슨이 지분 전량 인수로 자회사로 편입시킨 스웨덴 엠바크 스튜디오의 '더 파이널스'가 오픈 베타 테스트 기간 동시 접속자 27만명을 기록하는 등 '대박' 조짐을 보이자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유사장르 간 선택과 집중을 했다는 분석이다.

라인게임즈는 올해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 중이던 슈팅 게임 신작 '퀀텀나이츠'가 개발 도중에 좌초됐다. 개발사 스페이스 다이브 게임즈 경영 악화에 사전 공개된 체험판조차 이용자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스페이스 다이브 게임즈는 라인게임즈가 지분 44.4% 보유한 자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유망한 차기작이 준비돼 있다면 신작이라도 과감한 서비스 종료가 옳은 판단일 수 있다”며 “라인게임즈도 연내 출시 예정인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와 닌텐도 스위치 콘솔 신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 사활을 걸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