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플랫폼 업계가 정보비대칭을 완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기술 기반 전문직역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전문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세미나'를 개최했다. 법률·의료·부동산 중개 등 플랫폼 사업의 쟁점, 사업자의 역할과 과제, 신뢰도 확보를 위한 제도적 방안 등이 논의됐다.
플랫폼 사업의 쟁점으로는 △플랫폼화의 필요성 △알선·광고 구분 △허위 과장 광고 증가 우려 △서비스 품질 △종속성 △자본 쏠림 현상 △골목상권 침해 등이 꼽혔다. 이같은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과 전문직역간의 소통이 강조됐다.
박유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연구위원은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이 우선돼야 하고 규제보다는 우려 사항을 보완할 수 있는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며 “정확하고 신뢰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 기업의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플랫폼 기술이 노동자 대체가 아닌 보완에 사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동의 한계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계생산성이란 동일 노동을 통해 결과물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동영 규제혁신추진단 전문위원은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용도를 만들어내면 노동자의 한계 생산성이 증가한다”며 “플랫폼은 정보 비대칭을 완화해 시장 실패를 보완할 수 있고 연결의 확장을 통해 시장 확대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 내 정보 비대칭 해소, 신뢰도 확보에 대한 방안을 발표했다. 법률, 의료, 부동산 중개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알 권리가 확대될 수 있으나 개별 기업의 정화 역량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조은 강남언니 이사는 “버티컬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인터넷 매체가 부재했다”며 “플랫폼은 실시간 모니터링에 기술·정책·인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일반 이용자뿐만 아니라 의료인 또한 신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부동산 중개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프롭테크의 혁신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고아라 직방 정책팀장은 “국내 부동산 시장은 대표적인 로우테크로, 디지털 전환이 가장 더딘 분야”라며 “프롭테크는 전통 부동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능케 해 전세사기·중개사고 등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랫폼과 전문직역 간 상생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이때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명섭 라운즈 대표는 “한걸음모델을 통해 대한안경사협회와 성공적인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안경원은 판로를 확대하는 중이며 이용자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안경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직역 관계자는 공공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과 리걸테크의 본질을 강조했다. 이지은 리버티 대표변호사는 “전문직 규제 입법 연혁 등을 감안하고, 매칭이 아닌 법률전문가 업무를 조력한다는 리걸테크의 본질을 반영한 글로벌 규제 동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전문직 공공성을 감안해 플랫폼 또한 전문직 광고 규제 등의 대상이 돼야 하며 공공 플랫폼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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