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50 탄소중립' 해법을 디지털 기술에서 찾는다. 산업과 일상 전반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접목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한다. 저전력·고효율 '한국형 그린디지털센터'를 구축해 디지털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잡아낸다. 나아가 탄소중립 데이터를 개방하고 데이터 산업을 육성해 글로벌 녹색산업을 선도하는 '그린 디지털생태계'를 조성한다.
범부처가 마련한 '디지털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촉진방안'이 23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최근 지구온난화 임계점이 앞당겨지며 세계 각국이 디지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자원, 에너지, 건물, 수송 등에 디지털을 적용해 2050년까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최대 20%까지 감축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날 탄녹위 전체회의에서 '그린 디지털전환'을 도입·확산한다고 밝혔다. 에너지분야에서 디지털 활용 재생에너지 발전 기반과 친환경에너지 맞춤형 기상 예측을 지원한다. 수송분야는 스마트 교통서비스, 스마트 선박·항만, 디지털 기반 통합정보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건물분야는 리모델링에 따른 탄소감축 효과가 높은 건물 선별 기술을 개발한다. 농축수산분야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스마트팜·스마트축사·스마트양식장을 개발·보급한다. 폐기물분야는 탄소배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폐배터리 등 재활용률을 개선한다.
다만, 그린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에너지소비량이 늘어나며 탄소배출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해법으로 데이터센터·네트워크 등 인프라 저전력화에 나선다.
데이터센터 에너지 저감을 위해 △컴퓨팅 소재·부품·장비 고효율화 △냉각·공조 및 전력 설비 등 기반시설 저전력화 △에너지 소비 모니터링·최적화를 위한 통합제어 솔루션 개발 등을 추진한다. 네트워크 저전력화를 위해 △전력효율 극대화를 위한 5G·6G 소재·부품·장비 △네트워크 전력을 절감하는 지능형 에너지 최적화 솔루션 등 기술을 개발한다.
나아가 정부는 녹색 신산업을 육성해 국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공공·민간이 그린 디지털전환을 돕기 위해 '그린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한다.
탄소배출량 측정·보고·검증(MRV) 지원 플랫폼을 개발해 데이터 기반 탄소중립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온실가스 공간정보지도, 건물 에너지 통합관리 시스템 등 탄소중립 관련 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ICT 기술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탄소감축에 접목시키고 혁신해 나가느냐가 산업경쟁력 확보에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민관 협의체를 통해서 그린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핵심기술 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