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횡재세에 대해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게 아니냐. 금융산업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먼저 이 원장은 “최근 거액 이익에 대해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이나 손해 분담과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기여금이나 분담금 형태이건, 횡재세 형태이건 논의가 있었다”며 “그런 논의는 우리 사회에서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치권에서 붉어진 횡재세 관련해서는 한발 물러섰다.
이 원장은 “연못 관리가 힘들어지고 못이 썩어서 거위가 살지 못한다면 거위 주인에게도 손해”라면서 “거위 주인과 주민들이 함께 잘 사는 방안을 논의해보자는 것인데, 직권남용 운운하는 건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른바 '핀플루언서(금융과 인플루언서 합성어)' 불공정거래 2∼3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일부 유튜버들이 자기 영향력으로 특정 상장 종목을 추천하고 일반 투자자들이 매수하게 유도해 자신들이 보유한 차명계좌에서 이익을 실현한 (사안)”이라며 “서민을 기만하고 약탈한 범죄건 2∼3건을 포착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적인 사익을 추구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건 미꾸라지가 물 전체를 흐리는 시장 교란이라고 생각한다”며 “검찰 등 수사기관과 협조 관계를 구축했다. 늦지 않은 시간 내에 (조사 결과를)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