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북미와 유럽 시장 선점을 목표로 대규모 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의 둔화 예측에도 불구하고, 일부 해외 투자 일정 조정에도 큰 틀에서 볼 때,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는 계속해서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해외 투자보다 훨씬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국내 투자다.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해외 투자에 비해 고용 창출 효과나 국내 GDP성장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이 울산에 기공한 '올인원(All-In-One) 니켈 제련소'는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5063억 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국내 2차 전지 산업은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배터리 3대 기업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25%를 유지하며 약진 중이다. 이로 인해 2차 전지 제조에 필요한 부품과 소재 제조업체들도 함께 밸류체인을 형성하며 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산업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양극재 이전 단계의 산업군이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국내 2차 전지 산업이 중국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고 배터리 공급망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국가 산업 전략 차원에서 핵심 광물의 국내 직접 제련과 제련 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번 대규모 국내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한 한덕수 국무총리도 '올인원 니켈 제련소' 기공식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이는 정부가 국내 2차 전지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 의사를 갖고 있음을 나타낸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4월 '2차 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국내 2차 전지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2차 전지 소재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투자세액공제율을 크게 상향 조정했으며, 광물 가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범위도 확대했다. 또한, 2024년에 일몰되는 세액공제 적용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향후 5년간 국내 2차 전지 양극재의 생산 능력을 4배, 장비 수출액을 3배 이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이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이다.
이 계획이 단순한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행되어야 한다. 국내 2차 전지 산업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세액공제는 필수적이다. 더욱 다양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이러한 조치들은 특정 산업에 대한 혜택을 넘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차 전지, 반도체,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낙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한 산업의 발전이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걸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앞서 예로 든 고려아연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 프로젝트와 같은 국내 대규모 투자는 한국 경제에 다양한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국내 중소기업 및 협력업체에 대한 수요 증가, 그리고 국내 기술 개발 및 연구 분야의 진흥에 기여할 것이다. 더 나아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공급망을 다변화함으로써, 2차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국가 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적 노력이 결합될 때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이미 발표된 지원 정책의 신속한 실행은 물론,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한국 내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더욱 과감하고 혁신적인 지원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할 것이다.
글: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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