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이코니가 유리기판을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인 '유리 관통 전극(TGV, Through Glass Via)' 신사업을 추진한다.
TGV란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 기판에 전기 흐름을 돕는 미세한 전극 통로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기판은 표면이 거칠어 미세패턴을 얹는데 한계에 봉착했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소재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은 매끄럽기 때문에 더 많은 칩과 고성능 칩을 실장할 수 있다. 패키징 두께가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만 깨지기 쉽고 가공이 어려워 균열 없이 일정한 크기와 깊이로 미세 구멍을 형성하는 게 관건이다.
이코니는 20여년간 디스플레이 식각 분야에서 축적한 유리 가공 기술을 토대로 대형 유리에 균일하게 고정밀 홀을 가공하는 TGV 분야에 뛰어들었다. 현재 TGV 관련 주요 업체들과 협의하며 식각 평가를 진행 중이다. 1~2마이크로미터(㎛)의 레이저 패턴 홀을 지름 80㎛, 깊이 500㎛까지 넓힐 수 있다. 개발이 성공하면 TGV 시장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유리 기판 위에 미세 패턴을 형성하는 다양한 '파인 패턴 글라스(Fine Pattern Glass)' 제품도 개발한다. 유리기판 위에 특수필름으로 마스킹해 패턴을 만든 후 식각으로 미세패턴을 형성한 제품이다. 크롬 등 다양한 금속 소재 증착 후 패턴 형성도 가능하다.
이렇게 가공된 파인 패턴 글라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자 개발용 봉지(Encap) 글라스로 활용되거나 마이크로 LED용 유리 몰드(Glass Mold), 스마트폰 후면 커버 패턴 형성, 스마트폰 및 차량용 센서, 의료·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IT용 제품에 이어 전자장치용 디스플레이 OLED 시장이 커지고 있고 스마트워치 등 소형 디스플레이 제품에 적용될 예정인 마이크로LED 생산에 파인 패턴 글라스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 성장이 기대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코니 관계자는 “수년간 집약된 식각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유리 가공 샘플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주력 제품인 초박막 강화유리(UTG) 생산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을 지속한 결과 TGV, 파인 패턴 글라스 등과 같은 신사업 파이프라인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리 소재 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강(sus),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Almag) 같은 금속 소재에도 식각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코니의 금속 식각 기술은 파인메탈마스크(FMM), 폴더블 디스플레이 내장힌지용 메탈 플레이트(M-plate) 등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코니는 주력 아이템인 UTG를 폴더블 노트북, 폴더블 스마트폰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