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안정 속 쇄신'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올해 CJ그룹 내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콘텐츠 흥행 실패, CJ올리브영 공정위 과징금 등 악재도 잇따르고 있어 '신상필벌' 원칙에 근거한 쇄신 인사가 유력하다. 지난 2년동안 대표이사급 인사 폭이 적었던 만큼 올해는 대규모 조직개편도 점쳐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예년보다 늦은 12월 중순 이후에나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계열사별 실적과 임원 평가가 예년에 비해 늦어진만큼 인사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이달 초 열린 전략회의에서 성장이 정체된 상황을 꼬집어 언급함에 따라 그룹 전반에 대대적인 개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달 3일 열린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에서 계열사 대표와 경영진 30여명에게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올해는 CJ그룹이 새롭게 구축한 중기전략 실행 원년이기도 하다. 작년 이 회장은 향후 3년의 새 중기전략과 실행안을 각 계열사에 주문했고 올해부터 시행된 바 있다. 중기전략의 키워드는 △초격차역량 확보 △4대 성장엔진 중심 혁신성장 가속화 △최고인재 확보 △재무전략 고도화 등이다.
그룹 내 분위기는 어두운 상황이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도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8.8% 하락하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고 CJ ENM 역시 부진한 실적이 장기화되고 있다. CJ ENM의 경우 콘텐츠가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데다 배우 이선균의 마약 혐의로 200억원 상당을 투자한 영화 '탈출' 개봉도 무기한 연기됐다. 그룹 차세대 캐시카우로 떠오른 CJ올리브영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2년간 대표급 인사 폭이 적었던 점도 대규모 인사에 무게를 싣는다. 2022년 정기임원인사에서는 대표이사 9명이 모두 유임됐었다. 2023년 인사에서는 일부 계열사 대표의 사임으로 강호성 CJ 대표를 비롯해 구창근 CJENM 대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등 3명을 선임하며 소폭 변동에 그쳤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별 단기 경쟁력 확보와 중기전략 실행 제고를 위한 대대적인 인사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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