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블록체인으로 멸종위기 식물 보호...“BaaS로 식물 이력 블록체인화”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이 블록체인 기반 식물 이력정보 관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두나무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이 블록체인 기반 식물 이력정보 관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두나무

두나무 자회사 람다256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이 멸종 위기 식물 보호에 활용되고 있다.

두나무·람다256·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식물이력정보 블록체인 기술 도입 시범 사업을 추진해 '블록체인 기반 식물이력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어려웠던 종자와 식물의 복잡한 이력관리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구현했다는 것이다.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은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종자의 세부 정보를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를 느꼈다. 그러나 식물의 방대한 라이프 사이클을 일일이 추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나의 종자가 식물로 성장해 대규모 증식을 하기도 하지만 기업, 임·농가, 연구기관 등에 분양돼 연구에 활용되는 등 다양한 경로로 이동해서다. 이 과정에서 식물의 이력정보는 위·변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수정은 데이터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라는 난제를 해결해줄 방법을 '블록체인'에서 찾았다. 각 단계별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데이터 조작을 방지할 수 있고,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부터 한계에 부딪혔다. 공공기관이라는 특성상 내·외부 망이 분리된 구조고, 예산상 제약이 있어 전용 블록체인(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성하기 불가능했다.

두나무·람다256와 손을 잡은 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은 “두나무와 람다256을 만나며 BaaS로도 프라이빗 블록체인 구성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민간 클라우드에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고, 람다256의 친환경 블록체인 루니버스 BaaS를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 식물이력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스템 내에서 식물이력관리를 위해서는 '뱅크시드NFT'와 '분양시드NFT'라는 개념을 활용했다. NFT는 대체불가토큰이다. 종자가 시드뱅크에 저장되기 전까지는 기존 시스템에서 관리되다가, 시드뱅크에 저장되는 순간 '뱅크시드NFT'를 발행된다.

뱅크시드NFT에는 종자의 뱅크관리ID, 과명, 속명, 관리기관, 발아율 등 주요한 메타데이터(데이터에 관한 속성정보)가 선별돼 기록된다. 이후 종자가 분양되면 '분양시드NFT'를 발행, 분양 이력이 블록체인으로 관리되는 구조다.

두나무는 이처럼 종자에 연결된 모든 식물이력을 '시드 바운드 토큰(SBT)'이라는 개념으로 최초 정의했다. 종자가 이동하더라도 고유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소유자와 관계없이 연결 정보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종의 '식물 ID'를 부여하는 셈이다.

한수정은 향후 종자 정보를 국민 누구나 조회할 수 있도록 '이력 조회 스캔 시스템'을 출시할 방침이다. 또 흩어져 있던 식물 종자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합하고 식물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해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