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공동체 CEO들에게 “관리 프로세스에 느슨한 곳이 없는지 철저히 돌아 볼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의 현 비상경영 상황을 타개할 쇄신안을 연내 도출하기 위해 매주 공동체 CEO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김 위원장은 27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제5차 공동체 비상 경영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김 창업자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 공동체 CEO와 임원 2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날 회의에서는 지난주 논의한 준법과 신뢰위원회 관계사 협약을 구체화한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카카오와 독립된 외부 조직으로 출범한 준신위는 관계사의 준법감시·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하기 위한 조직 쇄신을 맡고 있다.
향후 관계사 등의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등이 확인된 경우, 관계사에 대한 내부조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준신위는 이같은 권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회의에서 또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 재무, 법무 등 내부 경영 프로세스를 점검해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구조로 강화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관리 프로세스에 느슨한 부분이 있는지 철저히 돌아보고, 전 공동체 차원에서 준법·인사·재무 등을 밀착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진들은 이런 변화에 적극 협력하기 바라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실 크루(임직원)들도 잘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강력한 쇄신 의지에 따라 외부 비판을 받았던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VX 등 공동체에서 선제적 사업 협력안을 내놓는 등 얽힌 실타래가 빠르게 풀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수료 3% 이하' 등 택시업계와 카카오 택시의 독과점 논란 해소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VX의 스타트업 기술 탈취 의혹 사태도 일단락됐다.
다만 김 위원장에 대한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관련 수사 강도가 거세지고 있어 당국의 옥죄기가 카카오의 경영 쇄신 작업 동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