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동서·중부발전도 조만간 조직개편…신규 채용 최소화, 디지털 조직 축소

(C)게티이미지뱅크
(C)게티이미지뱅크

발전 공기업이 연이어 조직개편에 나서는 가운데 신규 채용 및 디지털 조직 축소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 디지털화에 주력해야 하는 발전공기업의 성장동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중부발전은 다음 달 초까지 조직개편을 시행한다. 앞서 한국전력공사에 이어 남부·서부발전이 조직개편안을 제출한 데 이어 이들 발전사도 조직개편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조직개편은 긴축 경영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한전은 지난 8일 '특단의 자구대책'을 발표하면서 본사조직을 20% 축소하는 등 조직개편을 시행한 바 있다. 남부발전은 앞서 지난달 27일 본사인력 30%(120명)를 재배치하고 디지털 등 조직을 축소했다. 서부발전 도한 지난 23일 본사 정원 27%(104명)를 줄이고 수소환경처, 정보기술처를 폐지하는 등 조치를 단행했다.

본사 인력을 지사로 재배치하면서 디지털 등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기능을 축소한 것이 핵심이다. 당장 희망퇴직으로 조직 인력을 줄이는 것보다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영위기에 대응했다.

남동·동서·중부발전의 조직개편 기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발전공기업 한 관계자는 “본사 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하는 방향일 것”이라면서 “신규 채용은 기획재정부에서 정원을 할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기존 화력발전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과제를 앞둔 상황에서 발전공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이 쇠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발전공기업은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의 디지털화 등이 주요 과제지만 조직개편은 정반대 기조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발전사들은 가상발전소(VPP) 등 전력 프로젝트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한전 경영연구원이 블룸버그NEF(BNEF)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세계 전력산업의 디지털 프로젝트는 89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SW), VPP 관련 기업에 투자하거나 이들 기업을 아예 인수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