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내년도 택배·글로벌 사업 부문 강화에 고삐를 당긴다. 본업과 신사업에서 대규모 투자의 결실을 맺고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25' 달성에 다가가겠다는 의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내년도 1월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가동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10월 기준 시설 공사는 97% 완료됐다. 물류 장비 구축도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는 한진이 2744억원을 투입한 초대형 거점 물류센터다. 연면적 14만9110㎡로 일일 최대 17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메가허브가 가동되면 한진 일일 처리 물량은 288만 박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메가허브는 차세대 물류 시스템을 대거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화물을 자동 판별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은 물론 크로스벨트 소터 5대, 휠소터 7대, 3D 자동스캐너 80대 등을 배치했다. 운영 효율 제고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진은 메가허브 가동과 함께 택배 네트워크를 개편할 계획이다. 전국 택배 허브를 10개에서 5개로 줄이고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를 중심으로 한 '허브앤스포크'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허브앤스포크 방식은 물량을 중심 허브로 모은 뒤 지역 별로 재분류해 보내는 방식을 뜻한다.
한진은 메가허브 가동 이후 연매출 55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 도입과 네트워크 개편을 통해 박스 당 간선 비용 10%, 조업비 12%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한진은 주요 고객사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당일배송 서비스 지역을 서울에서 경기 권역으로 확대한다. 구로·동서울 등에 위치한 창고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풀필먼트 서비스 도입도 추진한다.
글로벌 사업은 신규 물량 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중국 직구 등 늘어나는 크로스보더 물량에 대비해 인천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 특송 처리 능력을 월 220만건으로 두 배 확대한다. 해상특송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경로 다변화도 추진한다.
해외 거점 확대를 통한 네트워크 사업 확장에도 힘쓴다. 올해 5개국에 새롭게 진출한 한진은 내년도 방글라데시·모로코·헝가리·미국 등에 신규 거점 5곳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국가별 물류 사업 개발은 물론 유럽·동남아시아 역내 무역, 대륙간 특송 항공화물 사업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진에게 내년도 사업은 중요한 분수령으로 꼽힌다. 앞서 조현민 한진 사장은 지난해 창립 80주년을 맞는 오는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5'를 밝힌 바 있다. 올해 이사회 합류와 함께 경영 일선에 나선 조 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은 그간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해 온 투자의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기”라며 “스마트 메가허브 등을 중심으로 악화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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