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인체 노화를 일으키는 '중간노화세포(Mid-old Cells)'의 존재를 처음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세포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다시 '젊은세포'와 비슷한 기능을 회복한 것으로 봤다.
28일 아주대의료원에 따르면 박태준 생화학교실 교수팀(이영경 연구교수·박순상 연구강사)과 김장희 병리학교실 교수팀(김영화 연구교수)이 기존에 밝혀져 있지 않은 중간노화세포의 존재를 인체 노화 과정에서 처음 발견했으며, 이를 통한 노화 억제 전략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중간노화세포는 세포노화의 여러 진행 단계 중 젊은세포와 완전노화세포의 중간 단계에 있는 세포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중간노화세포의 축적이 노인 장기의 기능 장애에 영향을 주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고, 중간노화세포가 완전노화세포보다 노인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과 장기 내 표피세포 기능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중간 노화 세포를 적절히 자극하면 다시 젊은 세포와 비슷한 기능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세포와 노화된 마우스를 통해 규명했다. 노인들도 세포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기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 항노화 치료전략은 완전 노화 세포를 인위적으로 없애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노화 세포 제거 과정 중 염증이 유발되고, 약물 자체가 젊은 세포에도 독성을 가질 때가 많아 실제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중간노화세포의 경우 외부 성장 인자 등에 대한 반응성이 남아 있어 젊은 세포 유래 인자(JASPs)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세포 기능이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노화 세포를 약물 처리해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더라도 세포 기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건강한 세포에서 유래한 물질이 작용하기 때문에 노화 세포 제거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성을 갖췄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박태준 교수는 “인체 노화 분야에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노인 장기 기능 저하 원인과 치료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밝힐 수 있게 된 데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장희 교수는 “항노화 치료 전략에 있어서 '중간 노화 세포의 기능 회복'은 새로운 항노화 치료 패러다임을 열어 새로운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중간노화세포 제어를 통한 노화 억제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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