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이 오디오 멀티디바이스 플랫폼 '룬(Roon)'을 인수했다. 홈 오디오 등 컨슈머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최근 실적 성장세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만 인터내셔널은 28일 맞춤형 음악 관리 및 검색 스트리밍 플랫폼 룬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룬은 각종 오디오 디바이스 연결과 음악 플레이를 위한 인터페이스 플랫폼 서비스다. 편리한 음악 검색, 폭넓은 디바이스 호환성, 최상의 사운드 재생 엔진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룬 인수와 관련해 컨슈머 오디오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오디오, 블루투스 스피커, 파티·공연용 스피커 등 글로벌 오디오 시장 선두인 하만이 룬 인수로 멀티룸·멀티스피커 등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기대다.
하만은 최근 삼성전자 실적을 뒷받침하며 효자로 등극한 자회사다. 2016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뒤 진행한 첫 인수합병(M&A)으로 관심을 모았다.
인수 이듬해인 2017년 영업이익이 574억원으로 전년 대비(2016년 6800억원) 90% 이상 감소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2021년부터 반등, 최근 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4500억원, 누적으로는 8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다.
삼성전자는 룬 서비스에 대해 △고유의 고음질·멀티스피커 전송 기술(RAAT) △광범위한 메타 데이터(아티스트, 작곡·작사가, 지휘자, 연주 및 장소 등) 수집·관리 △탁월한 개인화 및 음악 추천 기능 등을 장점으로 들며 높게 평가했다. 룬 서비스가 보유한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 풀과 차별화된 사용자환경·경험(UI·UX) 디자인 전문성도 고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룬은 하만의 기존 사업부와 독립 운영될 예정이다. 160개 이상의 오디오 브랜드와 1000개 이상의 디바이스를 포함하는 룬의 개방형 에코시스템 등 룬의 모든 서비스 운영은 그대로 유지된다.
데이브 로저스 하만 라이프스타일 본부장(사장)은 “룬의 팀을 하만의 가족으로 합류시켜 하만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노 반더미어 룬 최고경영자(CEO)는 “수십년 동안 오디오 산업을 선도해 온 하만에 합류해 기쁘다”라며 “고객에게 더욱 뛰어난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하만과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