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가 내년에도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헬스케어, 딥테크를 중심으로 유망기업 투자를 이어간다. 벤처투자 혹한기 속 플랫폼 기업 투자가 위축됐지만 흑자 전환한 기업이 나오고 있는 만큼 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 발굴에 집중한다.
카카오벤처스는 29일 서울 강남구 마루360에서 KV 브라운백 미팅을 개최했다. 올해 스타트업 투자 동향을 돌아보고 내년 키워드를 제시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장원열 카카오벤처스 수석 심사역은 201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던 5억달러(약 6440억원) 이상 '메가펀드' 결성 흐름이 저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으로 대형 펀드를 결성한 벤처캐피털(VC)의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 수석은 “펀드 규모가 400만달러(약 51억원)만 넘어도 내부 수익률(IRR) 7%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면서 “규모가 작지만 초기 스타트업에 다양하게 투자하는 VC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ICT서비스와 게임 분야 올해 3분기 누적 벤처투자금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0%, 50.4% 감소하는 등 플랫폼 기업 투자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장 수석은 내년에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에이블리, 블랭크코퍼레이션, 삼쩜삼 등이 최근 흑자 전환한 덕분이다.
장 수석은 “플랫폼 기업은 돈을 벌지 못한다는 점이 투자 혹한기에 머문 가장 큰 이유였다”면서 “인공지능(AI) 추천 서비스 도입, 조직 축소, 비즈니스 모델(BM) 다양화 등으로 시장에 흑자 구조에 확신을 전달하면 구주 매각 등 자금 유동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전반적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내년 기업공개(IPO)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카카오벤처스는 내년에도 ICT 서비스, 딥테크,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기업 발굴에 나선다. 이날 행사에는 자기공명영상(MRI)에 AI를 적용해 치매 치료제 효능을 예측하는 뉴로엑스티, AI 기반 버추얼 프로덕션 플랫폼을 개발하는 비블, 우수 인재를 프로젝트 단위로 채용하는 탤런트리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