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행정망 마비 원인으로 최종 발표한 라우터 포트 불량을 규명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데 대해 예외적 상황 발생으로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행정안전부와 산하 기관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자원)은 29일 최근 벌어진 행정 전산망 마비와 관련해서 정책 설명회를 진행했다.
행안부는 '어떻게 라우트 포트 3개가 동시에 불량이 날 수 있는지' '포트 동시 불량이 사실이라면 왜 초기에 발견이 안됐는지'를 묻는 본지 기자 질문에 기술적 이유를 들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25일 행정 전산망 마비 원인이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장치) 불량 때문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라우터에 케이블을 꽂는 포트 3개가 손상돼 패킷 로스(유실)가 발생했고, 통합 검증 서버가 패킷을 정상 수신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재용 국자원 원장은 “포트 3개가 손상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보니 (라우터 제조사인) 시스코 본사(미국)에 문의해서 답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렇지만 내부 테스트를 거쳐 시스코로부터 '접촉 불량일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기 이전에 (포트) 문제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포트가 동시에 여러개 손상되는 예외적인 상황에 직면하다보니 제조사에 상황 설명과 원인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초기 대응이 다소 지체됐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추가로 '패킷 로스가 발생했다면 초기 파악이 가능했을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가 뭐였는지' '라우터가 이중화가 제대로 돼 있었는지'를 묻는 본지 기자 질문에도 기술적 이유를 들었다.
그는 “패킷 로스는 (행정 전산)망 구성에서 포트 8개 중 일부에서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면서 “전체적인 서비스나 네트워크가 중단됐다면 즉각 파악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처럼 일부 기능 장애의 경우에는 찾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라우터 장비는 이중화가 돼 있어 한 대가 작동을 멈추면 다른 한 대가 가동을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처럼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이중화와 무관하게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원장은 로그 기록을 공개할 계획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는 “기술적인 사항”이라면서도 “(담당 부처 등과) 협의해서 로그 기록을 공개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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