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스포츠카를 주력으로 삼는 '포르쉐'가 질주하고 있다. 올해를 한 달 이상 남기고 1만대를 넘어서며 한국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포르쉐코리아 누적 판매량은 9690대로 작년 동기(7015대) 대비 38.1% 성장했다. 아직 공식 발표 전인 이달 판매량을 더하면 누적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쉐가 메이저 수입차 브랜드를 구분 짓는 '1만대 클럽'에 가입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4년 한국법인을 설립한 포르쉐는 2019년까지 연간 판매량이 5000대 아래(4204대)였으나 2020년 7779대, 2021년 8431대, 2022년 8963대까지 판매를 확대했다.
40%에 육박하는 한국 시장 성장률은 세계 포르쉐 판매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수치다. 포르쉐 본사는 올해 1~3분기 전 세계에 24만2722대를 인도해 작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6위 포르쉐 판매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5위로 올라섰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다.
차종별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과 4도어 모델 '파나메라', 전기차 '타이칸' 등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10월 기준 카이엔은 4086대가 팔려 작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고, 파나메라는 1651대로 64% 늘었다. 전기차 판매 정체 속에서도 타이칸은 1318대를 출고해 27%, 911은 1180대로 21% 각각 성장했다. 마칸(945대), 718(510대)도 각각 35%, 14% 판매를 늘렸다.
포르쉐 최대 실적 달성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프리미엄 차종이 대중화되며 한 단계 높은 '드림카'를 소유하려는 소비층과 '욜로' '플렉스'로 대변되는 젊은 소비층이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더 풍성해진 제품군도 구매욕을 자극하는 성장 동력이다. 포르쉐는 911과 718 등 정통 스포츠카에서 카이엔, 파나메라, 타이칸, 마칸 등 SUV와 세단, 전기차까지 제품군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다. 올해 1만대 넘게 판매했지만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카이엔 등 주요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은 주문 사양에 따라 최소 1년, 최대 2년이다.
포르쉐는 높아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확장도 가속하고 있다. 최근 서울 송파와 성수에 네트워크를 마련한 세영모빌리티를 포함한 5개의 공식 딜러사와 전국 14개 전시장·서비스센터, 5개 인증 중고차 센터, 4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내년 신형 파나메라와 마칸 전기차를 국내에 선보이며 고객 만족을 위해 제품군과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