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를 지닌 사람은 아침마다 수난시대를 맞는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고데기를 사용해 머리카락 뿌리 부분부터 곧게 펴야한다. 머리를 덜 말리고 고데기를 썼다가는 머리카락이 지지직 소리를 내며 타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이 힘든 여정을 줄여줄 제품이 나왔다. 지난 10월 다이슨은 머리를 말리면서 스트레이트가 가능한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를 출시했다. 기자가 직접 일주일간 제품을 사용했다.
다이슨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는 △머리 말리기 △머리 말리면서 스트레이트하기 중 상황에 따라 원하는 기능을 골라 쓸 수 있다. 머리를 말리고 싶은 경우 일반 드라이기를 쓸 때처럼 머리 위로 드라이기를 사용하면 된다. 머리를 말리면서 스트레이트를 할 때는 고데기를 쓸 때처럼 머리카락을 집어 위에서 아래로 펴면 된다.
신제품의 특장점은 시간 단축이다. 제품을 사용하기 전보다 머리를 관리하는 시간이 약 15분 줄었다. 기자 머리카락은 가슴 위까지 닿을 정도의 길이로, 머리를 말리고 펴는 시간이 보통 25분 정도 걸린다. 다이슨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는 머리를 말리면서 펼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됐다. 다이슨은 신제품 발표 당시 “한국인들은 매일 머리를 감는다”며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켜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홍보했는데 과장된 말이 아니었다.
머리를 열이 아닌 '바람'으로 편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열을 가하지 않아 다른 제품을 쓸 때보다 머리가 타는 느낌이 덜했다. 타 제품을 사용할 경우 고데기를 많이 쓰면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나곤 했는데, 다이슨 신제품은 과도한 손상없이 스타일링이 가능했다.
머리카락이 젖어있는 경우와 건조된 경우별로도 기능을 설정해 다른 온도로 바람을 가할 수 있었다. 젖어있는 경우에는 140°, 110°, 80°, 건조되어있는 경우에는 부스트, 140°, 120° 로 온도가 나뉘어 세심함이 느껴졌다. 찬바람 설정도 가능했다. 머리 상태 등에 맞는 온도 설정을 버튼 5개로 조절할 수 있어 편했다. 기자는 주로 젖어있는 머리에 110° 기능을 애용했는데, 최고 온도까지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머리를 펼 수 있었다.
제품의 또다른 장점도 있었다. 드라이기와 고데기를 별도로 집에 둘 필요가 없다. 머리카락을 펴기 위해 주기적으로 미용실에 가서 매직 시술을 받아온 사람도 미용실 가는 주기가 길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다이슨 제품이 그렇듯이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도 가격이 비싼 점이 아쉬웠다. 이 제품 가격은 59만9000원으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54만9000원)보다는높고, 다이슨 에어랩 멀티스타일러&드라이어(74만9000원)보다는 낮다. 충전기가 크고 무거워 여행, 출장 시 휴대하기에는 어렵다고 느꼈다. 충전기 부분을 컴팩트하게 만들어 휴대성을 높이면 좋지 않을까.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