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스는 국내 최초로 메탄가스 저감 사료첨가제 '보배맘'을 개발해 신기술(NET) 인증을 받은 이노비즈기업이다. 이안스는 배합사료와 기능성 첨가제를 바탕으로 축산분야 당면 과제인 온실가스(GHG) 저감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이다. 이안스가 개발한 갈파래 활용 반추동물 메탄가스 저감 사료 첨가제는 지난 7월 농림식품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2년여간 제주와 충남 천안, 경기도 안성 등지를 오가며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인 결과다.
이안스 사료첨가제는 제주 지역 골칫거리인 갈파래가 원료다. 갈파래는 최근 수온 상승으로 제주해역에서 빠르게 증가하면서 제주도의 골치가 됐다. 해안가를 뒤덮어 미관을 해치고 악취를 유발하지만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었다. 수많은 연구기관이 갈파래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활용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이안스는 이런 갈파래를 원료로 제주 환경을 개선하면서 메탄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안스는 0.5% 갈파래류를 급여하는 것 만으로도 반추동물 호흡 유래 메탄 농도가 최대 30% 저감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스트레스 지표 호르몬인 모발 내 코르티졸에서 스트레스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이안스 사료첨가제 '보배맘'은 한우 메탄가스 배출을 28~30%까지 저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항산화 효과로 인한 스트레스 저감, 유지방 증진, 에너지 대사 개선, 면역 증진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호흡 뿐만 아니라 소 분뇨와 방귀, 트림 등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 역시 줄일 수 있다.
신기술 개발까지 이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김응석 이안스 대표는 갈파래 이전에도 또 다른 유해조류인 괭생이모자반을 사료 첨가제 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
김응석 대표는 “모자반도 갈파래와 마찬가지로 제주 수생태계 환경을 위협하는 만큼 친환경성 축산식품으로 생산해 활용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갈파래로 성과를 거둔 만큼 제주도의 또 다른 생태계 교란종인 조릿대를 활용할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스는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 전반으로 메탄가스 저감 사료첨가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목표다. 현재 '보배맘'은 거세우 적용 단계다. 나아가 양이나 사슴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일본 동북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확보한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이안스는 향후 천연 자연물을 통한 탄소포집 이용기술(CCUS)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국내 축산 시장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이력 관리가 철저하다. 한우는 물론 한돈 역시 축산물이력제를 통해 약 99% 가량이 관리된다. 저탄소 이력제를 실시할 경우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명확하게 탄소 감축량을 인증할 수 있다.
자신의 공장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배출되는지 파악조차하지 못하는 대다수 제조 분야 중소기업과는 다른 상황이다. 사료첨가제를 통한 메탄가스 저감 뿐만 아니라 탄소포집 기술 전반에 이안스가 장기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이안스가 사료첨가제를 이용해 메탄가스 저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던 이유도 자체 보유 농장에 스마트 관리 시스템을 설치해 사육우 변화를 장기적으로 살핀 결과이기도 하다.
자연발생하는 각종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 역시 이안스만의 강점이다. 이안스는 갈파래를 이용한 사료첨가제 외에도 감귤 부산물을 이용한 사료도 생산하고 있다. 과거 특유의 시트러스향으로 쉽사리 사료로 활용하지 못했던 감귤박을 가공해 양돈사료로 만들었다. 감귤박을 재활용해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양돈농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모두가 축산업이 쇠퇴하는 시장이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면서 “탄소중립과 기후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기술인 메탄가스 저감 사료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응석 이안스 대표 인터뷰
-회사 창업 계기는
▲축산업에 종사하는 부모님 밑에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축산업에 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다 관련 학과에까지 입학했다. 사회생활 역시 축산업에서 시작하며 농가 소득을 개선하기 위한 컨설팅을 하던 과정에서 새로운 축산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014년 처음 축산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던 중, 농가에서 먼저 사료를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하면서 성장하게 됐다.
-회사 철학이 있다면
▲농가 성장과 함께 이안스도 성장한다는 것이다. 더 좋은 사료를 먹여서 농가가 성장하는 만큼 우리 이안스도 성장할 수 있도록 배합사료를 제공한다. 탄소저감 첨가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는 요구가 이어질 것이 뻔한 상황이다. 정부 방침이 바뀌었다고 개별 농가에서 갑자기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게 쉽지않다. 지역사회에 기여를 하면서도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던 끝에 나온 결과다.
-갈파래를 이용하게 된 계기는
▲파리협정 이후부터 탄소감축 논의는 계속됐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호주에서는 해조류인 바다고리풀로 소의 메탄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알게 됐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해조류가 많으니 수십개 원료를 모니터링하면서 측정한 결과 탄소저감이 가능하다는 답을 얻었다. 갈파래는 바다고리풀보다도 경쟁력이 있다. 바다고리풀을 통해 탄소저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바다고리풀을 별도로 양식해 가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갈파래는 자연발생인데다가 제주도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환경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탄소저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다음 목표가 있다면
▲탄소 포집 이용 기술 중에서도 천연 자연물을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블루카본 분야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목표다. 보배맘 수출은 물론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스마트 축산 선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노비즈인증을 통해 얻은 도움이 있다면
▲단순 농식품 기업이 아닌 기술혁신형기업이라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기술보증기금 보증은 물론 조달청 가점 혜택, 그리고 외부 시선이 달라졌다는 점이 크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