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0일 당 지도부·중진·친윤(윤석열)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험지 출마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안건을 공식 의결했다. 또 인요한 위원장은 자신의 총선 출마를 포기하겠다며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김기현 대표가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 전체회의 후 “저 자신부터 먼저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깜짝 제안은 혁신위가 이날 '지도부 거취 결단'과 관련한 혁신안을 공식 의결하면서 이뤄졌다. 그간 '권고' 수준으로 당 주류의 거취 결단을 촉구했으나, 지도부를 포함한 중진들이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자 본격적으로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에 더해 본인을 공청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해 달라고 요청,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제안한 뜻이 공천관리위를 통해 관철돼 국민이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며 “답변은 당에서 12월 4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의 특징은 제로섬이다. 100점 아니면 0점”이라며 “70점, 80점짜리 혁신 없이 받아들이거나, 안 받아들이거나”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조치를 국민께 보여드려야만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혁신위 제안을 공관위로 넘기겠다는 일방적인 답변으로 일관해선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인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요구를 단번에 거절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그런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서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당 혁신위가 '조기 해산'이라는 강수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추후에는 혁신위 조기 해체가 지도부를 향한 또 다른 압박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