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총선 출마 포기, 與 공관위원장에 추천해 달라”…김기현 “적절하지 않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0일 당 지도부·중진·친윤(윤석열)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험지 출마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안건을 공식 의결했다. 또 인요한 위원장은 자신의 총선 출마를 포기하겠다며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김기현 대표가 거절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 전체회의 후 “저 자신부터 먼저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깜짝 제안은 혁신위가 이날 '지도부 거취 결단'과 관련한 혁신안을 공식 의결하면서 이뤄졌다. 그간 '권고' 수준으로 당 주류의 거취 결단을 촉구했으나, 지도부를 포함한 중진들이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자 본격적으로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에 더해 본인을 공청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해 달라고 요청,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제안한 뜻이 공천관리위를 통해 관철돼 국민이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며 “답변은 당에서 12월 4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의 특징은 제로섬이다. 100점 아니면 0점”이라며 “70점, 80점짜리 혁신 없이 받아들이거나, 안 받아들이거나”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조치를 국민께 보여드려야만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혁신위 제안을 공관위로 넘기겠다는 일방적인 답변으로 일관해선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인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요구를 단번에 거절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그런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서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당 혁신위가 '조기 해산'이라는 강수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추후에는 혁신위 조기 해체가 지도부를 향한 또 다른 압박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