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침체와 감산으로 실리콘 웨이퍼 업체들의 실적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톱5 웨이퍼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2분기 대비 적게는 4%, 많게는 10%까지 감소했다.
섬코의 3분기 매출은 1002억엔(약 8767억9008만원)이었다. 글로벌웨이퍼스는 160억3400만대만달러(약 6633억2658만원), 실트로닉은 3억4910만유로(약 4953억9734만원), SK실트론은 4686억806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2분기 대비 일제히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 섬코는 9.5%, 글로벌웨이퍼스는 10.7%, 실트로닉은 12.7%, SK실트론은 4.8% 하락했다. 업계 1위 신에츠는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단 IR 자료를 통해 “고객사 생산 조정으로 웨이퍼 시장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매출도 이러한 추세에 줄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같은 핵심 고객사들이 지난해 말 또는 올해 2분기부터 감산을 지속하는 등 반도체 산업 불황에 따른 웨이퍼 주문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웨이퍼 시장은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웨이퍼 시장이 3분기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4분기와 내년 1분기도 회복보다는 소폭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전자·자동차·소비재 등 주요 산업의 신규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낮은 상태다.
신에츠는 300mm 웨이퍼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또는 회사별 재고 조정 시기가 다를 수 있지만 내년 1분기 재고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분기부터 재고가 소진돼, 하반기에는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서 최선단 D램 등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는 만큼 내년부터는 웨이퍼 주문도 다시 늘어나고 중장기 주문도 생겨날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 상승이 점쳐지는 내년 하반기부터 웨이퍼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웨이퍼 시장은 신에츠가 1위, 섬코가 2위다. 지난해 기준 신에츠가 26.5%를 점유하고 있으며, 섬코가 23.4%를 차지했다. 이후 글로벌웨이퍼스 16.5%, 실트로닉 13.2%, SK실트론이 12.9%로 톱5를 형성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