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물리학 수준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에너지가 막대한 우주선(Cosmic Ray)이 포착됐다.
우주선은 우주에서 지구로 향하는 고에너지 입자 방사선이다. 초신성 폭발과 같은 사건이 이런 우주선이 생성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선들은 품고 있는 에너지가 제각각 있는데, 이번에는 너무나도 강력한 위력에 이를 관측한 이들이 '신'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관측 시점은 2021년 5월 27일. 고에너지 우주선을 관측하는 미국 유타주 소재 '텔레스코프 어레이 공동연구단'은 후에 '아마테라스 입자'로 명명하게 된 '초고에너지 우주선'을 포착했다.
아마테라스는 일본 신화 속 태양신이다. 연구진이 신을 찾게 된 이유는 이 우주선이 지닌 강력한 힘에 있다.
연구진이 관측 후 3년여가 지난 최근 발표한 아마테라스 입자의 에너지는 244엑사전자볼트(EeV). 1엑사는 10의 18승이다. 수치상 0의 개수도 어마어마한데, 예를 들어 설명하면 더욱 그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아마테라스 입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인 1EeV 조차, 통상 입자가속기로 가속하는 입자의 것보다 100만배 높은 에너지라고 한다.
이는 이론상 가능한 수치를 뛰어넘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우주선이 아무리 강대한 에너지를 지녀도 50EeV를 넘지는 못할 것으로 여겨왔다.
질량을 지닌 입자가 우주 속을 날면서 그 에너지를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한 것이 '그레이젠-자트세핀-쿠즈민 한계'다.
초신성 폭발과 같이 강력한 우주선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말 그대로 '존재할 리 없는' '충격적인' '신을 부르짖을 수밖에 없는' 우주선인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초고에너지 우주선이 또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에너지가 더 높다.
1991년 미국 유타대 연구진이 320EeV의 우주선을 포착했다. 명명한 이름은 '오 마이 갓(Oh My God)' 입자다. 아마테라스와 마찬가지로 연구진은 신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아마테라스 입자 외에 이런 초고에너지 우주선은 관측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두 초고에너지 우주선이 어디서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좀처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이 날아온 방향에는 은하조차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초신성 폭발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관측 후 30년이 지나 어느정도 연구가 이뤄진 오 마이 갓 입자도 그 발원지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초고에너지 우주선 모든 부분이 현대 물리학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미지의 영역에 속해 있는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초고에너지 입자가 존재하고, 우리의 문제풀이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