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부터진료 이력이나 연령대와 무관하게 휴일·야간에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기존 섬·벽지 지역에 더해 응급의료 취약지로 분류된 98개 시·군·구 주민도 제한없이 비대면 진료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비대면 약배송은 여전히 금지돼 있어 제도 실효성 확대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방안을 골자로 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서 갈등을 빚은 '초·재진' 기준을 사실상 없앤 것이 핵심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진료 전에 환자 증상이 동일 질환 때문인지 판단하기 곤란해 초·재진 환자를 구분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민원이 많았다”면서 “초·재진 구분 개념을 없애고 증상과 무관하게 6개월 이내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만성질환자(고혈압, 당뇨 등 11개 질환)는 1년 이내, 그 외 질환자는 30일 이내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질환에 대해 대면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만 비대면 진료가 가능했다. 오는 15일부터는 질환과 동일 의료기관 여부를 고려하지 않아도 6개월 이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 경험이 있으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의사가 의학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면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 후 처방 여부 등도 전적으로 의사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지침에 명시했다.
휴일·야간 비대면 진료의 문도 열렸다. 기존에는 대면 진료 경험자와 일부 의료취약계층만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진료 이력 없이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기존 섬·벽지 지역 규정이 협소해 같은 지자체 안에서도 대상환자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98개 응급의료 취약지역을 비대면 진료 예외적 허용 범위에 포함해 의료 접근성 개선을 꾀했다.
응급의료 취약지역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도착하기 불가능한 취약도 30% 이상 지역을 뜻한다. 인천 강화·옹진, 경기 가평·동두천·양평·여주·연천, 강원 동해·삼척·속초·횡성·태백 등, 제주 서귀포시, 경북 문경·봉화·영주·상주 등이 해당한다.
이처럼 제한적이었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대상을 넓혔지만 플랫폼 업계는 사용자 감소 추세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휴일·야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졌지만 휴일지킴이 약국(당번약국)을 검색해 실제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불편해 의료 접근성 해소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대상자와 폭이 넓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해당 서비스가 종결되는 약국에서 불편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1인 가구 비중이 높고 그 비율이 계속 증가하는 서울과 수도권이라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정부와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면서도 “가시적인 사용자 증가세 전환을 기대할 수준은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